사상 초유의 기름값 고공행진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성난 화물운송업자들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유가보조금을 확대하고, 지급 시한 연장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미 총파업을 예고한 화물연대의 반응은 냉랭한 분위기다.
지난달 3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경기지역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전날보다 1.76원 오른 2천18.59원, 경유는 전날보다 0.62원 오른 2천11.53원을 기록했다.
휘발유와 경유가 동시에 2천원대를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지난 11일에는 14년 만에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서기도 했다.
기름값 폭등에 정부 수습 나섰지만
화물연대 시큰둥… 파업 강행 예고
운송료 인상·안전운임제 확대 촉구
계속되는 기름값 상승에 정부도 곧바로 칼을 빼들었다. 지난 30일 국토교통부는 경유차량으로 생계를 잇는 화물차·택시 등 화물운송사업자들에게 지급되는 유가보조금을 높이는 개정안을 내놓았다. '화물차 유가보조금 관리 규정' 개정안과 '여객차 유가보조금 지급지침' 개정안으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개정안 시행에 따라 화물운송사업자들에게 지급되는 유가 보조금이 ℓ당 약 50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부터 정부는 화물차·택시·버스 등을 대상으로 ℓ당 1천850원을 기준으로 넘어서는 금액의 절반을 지원했는데 기준을 1천750원으로 내리면서 지원금액이 늘어나는 것이다.
보조금 지급 시한도 당초 7월 말에서 9월 말까지 2개월 연장했다.
하지만 화물연대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화물연대는 올해 말까지 예정된 안전운임제의 확대와 운송료 인상 등이 실질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유가보조금 기준에 대해서도 의문을 나타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경유가격이 평균 1천400원대를 기록했는데 1천750원이라는 기준은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이영조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서울경기지역본부 사무국장은 "정부가 원하는 것은 당장의 경유 가격이 낮아지는 것처럼 만들어 비노조를 포섭하고 화물연대를 고립시켜 노조가 주장해온 운송료 인상, 안전운임제 확대 적용 등을 무마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하며 7일 예정된 무기한 전면 총파업 강행을 예고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