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세무서에서 5월은 그야말로 민원인과 전쟁을 치르는 시기다. 특히 북새통을 이루는 것은 전화민원. 평상시 세무민원에 더해 종합소득세 신고 관련 문의까지 쏟아지며 세무서 직원은 물론 민원인들도 불만이 높아지곤 한다.
그러나 이번 5월, 일부 세무서들은 사정이 좀 달랐다. 한 직원의 기지가 효과를 발휘했다. 올초 분당세무서 민원봉사실장으로 발령받은 조일제(사진) 팀장은 업무를 파악하다 고심이 깊어졌다.
"세무서에 전화민원이 많은 건 알고 있었지만 정말 쉼없이 이어졌다. 그래서 파악해보니 전국 세무서 민원봉사실의 하루 전화문의 중 40~50%는 사업자등록 관련 문의였다. 준비서류를 구두로 알려주거나 문자, 팩스 등으로 보내주고 있어 상당한 시간을 소비하고 있었다"는 그는 "서로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상황만 해결해도 업무효율이 올라갈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신청·정정팁 홈피에 배너로 등록
분당서 첫 시작… 21곳으로 확대
방안을 떠올리던 그는 사업자등록 관련 신청 및 정정에 대한 팁을 요약했다. 그리고 이를 전국 세무서 최초로 분당세무서 홈페이지에 배너(알림) 형태로 올려 민원인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달 2일 시작한 이래 전화문의가 60~70% 줄었고, 조 실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국 세무서 납세자보호담당관 및 민원실장에게 배너를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공지했다.
"현재 21개 세무서가 동참했다. 고맙다는 곳도 많았고, 한 민원인은 '딱 여기있네요. 다른 사람한테도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그 어느 말보다 보람됐다"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