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이 지난 지금까지 강렬하게 남아있는 '선거의 추억'이다. 남경필은 내리 5선을 하고 민선 6기 경기도지사를 지냈다. 그는 2014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김진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게 '3무(無) 선거'를 제안한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채 두 달이 안 돼 치러진 지선에서 남경필은 유세차와 로고송, 네거티브 없는 차분하고 깨끗한 선거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을 김진표는 '3필(必) 선거'로 응수했다. 김진표의 3필은 정책토론과 인물검증, 알 권리였다.
6·1 지방선거가 끝났다. 로고송을 튼 빈 유세차가 거리 곳곳을 누볐고, 상대 정당과 경쟁 후보에 대한 음해성 네거티브는 여전했다. 정책토론보단 얼기설기 엮은 과거에 대한 해명 요구와 빈약한 근거의 '카더라식' 인물검증이 유권자의 알 권리를 감췄다. 이런 마당에 누가 일주일 전 선거가 아름다웠다고 평가할 수 있겠는가.
승자와 패자만 남았다. 기호 1번 '따봉'(Ta bom)과 기호 2번 '브이'(V)의 격돌만 거셌다. 도지사 선거는 똑똑한 부엉이가 가까스로 엄지를 세웠고, 31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붉은색 브이가 따봉 시대를 자르는 가위 역할을 했다.
민선 7기 경기도는 새로워지고 공정하려고 노력했다. 민선 8기는 '기회가 넘치는 경기'를 지향한다. 좋으면 크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지만, 대개 크면 좋다고들 한다.
향후 4년은 똑똑한 부엉이가 약속한 대로 기회가 넘치는 경기도여야 한다. 똑똑한 부엉이는 내가 아는 부엉이 중에 가장 크다. 큰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부엉이여야 기회가 넘치는 경기도를 혁신적 포용국가의 중심으로 만들 수 있다.
/손성배 정치부 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