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주택 임대차 거래중 '월세' 비중이 '전세'를 뛰어넘는 역전현상이 일어났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반반이던 도내 주택 임대차 거래 중 전·월세 비중이 5월 들어 이변이 발생하며,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0년 이후 처음 월세가 전세를 앞지르게 됐다.
7일 경인일보가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확정일자 기준 5월 경기도 전세 대 월세 비중은 43%대 57%로 월세 비중이 14%P 높았다.
통상 도내 전·월세 비중은 전세가 월세보다 높았으며, 2019년 전세 대 월세 비중은 63% 대 37%, 2020년엔 61%대 39%였다 2021년 58%대 42%가 됐다.
그러나 올들어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다. 1월 57% 대 43%, 2·3월 54% 대 46%로 격차가 좁혀지다가 4월 들어 51%대 49%로 2%P까지 격차가 좁혀졌다. 그러다 지난달 들어서 역전하는 현상까지 빚어진 것이다.
이달 확정일자 기준 14%p 앞질러
새 임대차법 후 임대인 월세 선호
대출제한에 전세보증금 부담 한몫
이처럼 월세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건 2020년 7월부터 시행된 새 임대차법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임대차법 시행으로 계약갱신권을 사용하는 세입자가 늘어 전세 매물이 2년 전 수준으로 잠겼고, 4년 간 최대 5% 정도만 전세보증금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임대인도 4년치 보증금 인상분을 한 번에 요구하거나 전세선호도를 내리면서 전세의 월세화 속도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것이다.
전세보증금이 급증했지만, 대출 제한 등으로 전세보증금 전액을 부담하지 못하면서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형태의 계약이 늘어난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세보증금 이자 비용 부담까지 커졌고,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면서 월세 비중이 늘게 됐다.
실제 경기도 전세가격은 2년 새 평균 44%가 증가한 걸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 3.3㎡당 862만원이던 전세가격은 지난 4월 3.3㎡당 1천249만원까지 약 45% 올랐다. 2% 초반대였던 전세대출 금리도 3.5~4.6% 수준까지 껑충 뛰었다. 단순 셈법으로 25평(82㎡) 기준 2020년 연 452만5천500원 이자 부담에서 2022년 기준 연 1천249만원 이자 부담으로 폭증한 셈이다.
한편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 4월 주택 통계에서도 4월 전국 월세 비중이 50.4%로 전세 비중(49.6%)을 넘은 걸로 나타났다. 해당 자료는 4월 확정일자 자료에 전·월세 신고 자료를 더한 것으로 수도권은 전세 8만8천974건, 월세 8만8천552건으로 반반 비중을 보였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