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경기도당위원장을 향한 도내 의원들의 물밑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재선급 의원들의 도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당권 경쟁과 맞물리면서 친명(친이재명)·비명(비이재명) 그룹 간 계파대리전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8일 여의도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은 새 지도부를 뽑는 8월 전당대회에 앞서 지역위원회 및 시·도당위원회 개편대회 등을 통해 차기 도당위원장을 선출한다.
임종성·김철민·권칠승 하마평 무성
임, '7인회' 소속 가장 적극적 행보
김·권은 뚜렷한 출마 의지 안보여
'친명 vs 비명' 계파대리전 관측도
차기 도당위원장은 김동연 도지사 당선인과 호흡을 맞춰 도정의 발전을 견인해야 하는 책무를 맡게 된다. 아울러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도내 조직을 수습하고, 2년 후 펼쳐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승리를 위한 토대도 닦아야 한다.
이 가운데 차기 도당위원장 후보군에는 재선의 임종성(광주을)·김철민(안산상록을)·권칠승(화성병)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임 의원의 움직임이 가장 적극적이다. 이재명 의원의 최측근 그룹 '7인회' 소속인 그는 최근 동료 의원은 물론 도내 당원들과 접촉면을 크게 늘리며, 도당위원장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데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직전 도당위원장 선거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도 '통 큰 양보'로 현 박정 경기도당위원장의 합의 추대를 끌어냈던 터라, 이번만큼은 도당위원장에 오르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달리 김 의원과 권 의원은 뚜렷한 출마 의지를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아직 계획도, 의사도 없는 상태다. 제의가 오더라도 고사할 생각"이라고 했고, 권 의원 측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마치고 국회로 돌아온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이나 검토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선 이들 의원들을 비롯한 재선급 의원들의 출마 가능성을 점치는 견해가 적지 않다.
지방선거 이후 당내 친명·비명 간 갈등 양상이 더욱 뚜렷해진 상황에서 당권 장악을 벼르는 비명 그룹이 전국 최대의 당원이 밀집된 경기도 표를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당내에서 김 의원은 친이낙연계, 권 의원은 친문재인계 핵심 인사로 분류된다. 따라서 각 그룹을 대표할 당권 주자의 요청이 있으면 누구든 출사표를 던질 수 있다는 게 당내 일각의 시선이다.
복수의 후보가 출마하고 친명·비명 간 갈등이 심화할 경우에는 6년 만에 치열한 경선이 치러질 공산도 있다. 도당위원장의 경우 2016년 전해철 의원이 경선 끝에 이언주 의원을 제압한 이후로는 지금까지 '합의추대'로 선출돼 왔다.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