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 열풍이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번졌다. 인기 있는 캐릭터 스티커를 가진 아이는 친구들에게 값비싼 중고거래 가격을 들먹이며 자랑하고, 포켓몬빵 없는 아이는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한다. 포켓몬빵이 그린 새로운 풍경에 부모는 물론 조부모까지 울며 겨자먹기로 포켓몬빵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9시께 찾은 이마트 수원점. 40여명의 시민들이 포켓몬빵을 사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부터 젊은 학부모까지 연령대는 다양했다. 보통 새벽 5~6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유치원·초등학교까지 수집 열풍
아이들 위해 온 집안 구매 동원
새벽 5시부터 대형마트 '오픈런'
지난 10일 오전 9시께 찾은 이마트 수원점. 40여명의 시민들이 포켓몬빵을 사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부터 젊은 학부모까지 연령대는 다양했다. 보통 새벽 5~6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유치원·초등학교까지 수집 열풍
아이들 위해 온 집안 구매 동원
새벽 5시부터 대형마트 '오픈런'
맞벌이 중인 딸 대신 나왔다는 최향자(72)씨는 기자에게 '포켓몬 시세표'를 보여줬다. '이상해씨 6천원, 꼬부기 5천원, 파이리 4천원…지역 및 수량에 따라 시세 차이가 있을 수 있음'. 159가지 포켓몬 스티커 종류와 시세가 상세히 적혀 있었다.
최씨는 "손주들이 정말 좋아해 줄을 서고 있다. 아이들끼리 이게 없으면 대화가 안 된다고 한다"며 "중복되는 게 나오면 지인들과 거래하거나 교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황모(50대)씨는 둘째를 임신 중인 옆집 이웃을 대신해 나왔다. 유치원생인 첫째가 스티커가 없으면 등교하기조차 싫어한다는 사연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황씨는 "유치원, 초등학교에선 이 스티커가 없으면 왕따가 되고, 친구들과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며 "아이들이 '친구는 뭘 가졌는데 난 없잖아'라고 하니 줄을 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돌아온 포켓몬빵의 유행이 계속되며 '오픈런(매장이 열리자마자 뛰어들어가 구매)' 현상이 이어지는가 하면 일부 인기 캐릭터 스티커의 가격은 1개에 10만원을 호가한다. 캐릭터 스티커가 빵 가격 1천500원보다 수십배 높은 가격에 재판매되는 셈이다.
유치원·초등학교에선 포켓몬빵 구입이 부러움의 대상이 됐고 일부 학교엔 '포켓몬 금지령'까지 내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특히 초등학생, 유치원생들은 또래문화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가격도 싸 접근성이 크기 때문에 유행세가 거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