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물연대 총파업이 1주일을 맞은 14일, 산업 전반이 멈춰섰다. 분야를 막론하고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정부와 화물연대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일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시작한지 꼭 1주일이 된 이날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인천항, 평택·당진항,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등 수도권 주요 물류 거점에선 파업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주요 물류 거점의 물동량은 사실상 멈춘 상태다.
의왕 ICD의 지난 13일 반출입량은 216TEU로 평시의 12.4% 수준이었다. 육송은 20TEU로 사실상 중단됐다. 인천항의 전날 반출입량은 3천6TEU로 지난달 동시간대의 30% 수준에 그쳤다. 전날 야간 작업을 진행했던 평택항도 지난달 하루 평균 반출입량의 38.1% 수준밖에 미치지 못했다.
의왕 ICD 반출입량 '평소의 12%'
中企 화물차 없어 계약취소 속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출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항만까지 물건을 나를 화물차를 구하지 못해 계약이 취소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6시까지 화주들로부터 접수된 애로사항은 236건으로, 이중 수출 관련이 151건으로 64%를 차지했다. 납품 지연이 63건으로 가장 많았다. 수출용 농·축산물 피해 사례도 지속되고 있다.
소상공인들 역시 물류 대란에 걱정이 크긴 마찬가지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손님맞이에 필요한 물류 수급이 중단돼 소상공인들은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라며 화물연대에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12개 단체로 이뤄진 코로나19 피해 자영업 총연합도 성명을 통해 "주류, 제조식품, 농축수산물의 출하가 막혀 자영업자들은 발만 구르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소상공인 사면초가·'참이슬' 품귀
국토부 안전운임제 입법지원 의지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서의 파업 여파로 때아닌 '참이슬' 품귀가 빚어지자 소비자들이 '처음처럼'을 찾는 모습마저 나타나고 있다.
수원 영통구에서 전집을 운영하는 강모(65)씨는 "참이슬 재고가 얼마 남지 않아 새로 발주를 해야 하는데,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니 발주 제한이 돼 얼마 받지 못했다고 한다"며 "일부 손님들은 참이슬 재고를 걱정하면서 처음처럼을 먹겠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화물연대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의왕 ICD를 찾아 물류 피해 상황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관련, 입법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국민 경제를 볼모로 일방적인 요구를 관철하려 한다면 중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논의는 많이 돼 있어서 화물연대가 결단을 내리면 합의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강기정·서승택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