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욱 눈길을 끄는 건 인천 광역·기초의회에 '20대 의원'이 처음으로 등장하게 됐다는 점이다. 이번 선거에서 배지를 달게 된 광역·기초의회 20대 당선인은 총 6명이다.
인천 최연소 광역·기초의회 의원 당선인으로 이름을 올린 23세 정보현씨는 아직 대학생이다. 그는 경인일보 취재에서 '연수구 토박이'인 점을 강조하면서 "원도심 내 청년들의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나타냈다. 젊음을 무기로 "신속하고 트렌디하게" 주민들의 요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다른 20대 기초의원 당선인 25세 박민협씨는 "젊은 일꾼에게 보내주신 기대와 믿음을 올바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치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열정과 패기가 묻어난다.
의장단 구성을 두고 당대 당 갈등을 빚기도 하고, 공무국외여행을 명목으로 관광성 해외연수를 가 논란이 제기되는 일이 빈번하다. 금품수수 등 혐의로 구속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기업특혜 논란, 도덕성 논란 등도 드물지 않다. 지방자치법과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 등에 광역·기초의회 의원이 지켜야 할 행동 기준이 있지만, 이를 어기는 경우들을 찾는 데엔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광역과 기초를 막론하고 지방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이유다.
기성 지방의회와 다른 모습 보여달라는 요구
조례 제개정·예산 확정·행정 감사·조사 등
주어진 권한 잘 활용하고 변화로 응답해야
의정활동 결과 따라 4년뒤 시민들 생각 결정
이런 상황에서 새로 등장한 20대와 30대 청년 지방의원들은 지방의회의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청년 정치가 활성화하면 그만큼 청년들의 목소리를 정책 현안에 반영해 발전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다", "'고인물'에선 나오지 못했던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나 개혁적 방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기대처럼 말이다.
최근 이야기를 나눈 지방의회 의원 출신의 한 지역 정치권 인사는 청년 지방의원들의 의정 생활이 생각처럼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자치단체에 대한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은 물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문제를 풀어가기가 열정과 패기만으론 어렵다는 것이다. 해당 현안의 추진 과정이 어땠는지 앞서 진행된 회의 속기록을 꼼꼼히 살피고 동료 의원, 자치단체 공무원, 주민 등 관계자들 속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의원 시절 '최연소' 타이틀을 가졌던 그의 경험담으로 들렸다.
지역 정치권의 다른 인사는 청년 지방의원들의 진출을 위해 공천 과정에서 부여된 가산점 등 혜택과 시민들의 선택엔 무슨 의미를 갖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정당들이 굳이 가산점 등 혜택을 주면서까지 다양한 경륜을 갖춘 인사가 아닌 청년들의 지방의회 입성을 지원하고, 시민들이 그들을 선택한 데에는 기성 지방의회와 다른 모습을 보여달라는 요구가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광역과 기초 등 지방의회 의원들은 법 규정상 자치단체 조례 제정·개정·폐지, 예산 심의·확정, 중요 재산·공공시설 처분, 행정사무감사·조사 등을 할 수 있다. 시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부여된 일종의 권한이다. 청년 지방의원들이 이 권한을 활용해 의원으로서의 본분을 다하면서, 동시에 지방의회의 변화를 이끌어 달라는 요구에 응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본격적인 활동을 앞둔 청년 지방의원들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을 테다. 제 실력을 발휘해 선거 과정에서 공약했던 포부와 다짐, 정책들을 현실에 옮겨야 할 것이다. 갑자기 주어진 권한을 어떻게 쓸지 몰라 우왕좌왕해선 안 된다. 그들의 의정활동 결과에 따라 4년 뒤 시민들의 생각이 결정될 것이다.
청년 지방의원들의 임기는 오는 7월1일 시작된다.
/이현준 인천본사 정치부장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