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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화섬노조가 경기남부경찰청 앞에서 파리바게뜨에 대한 경찰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2.6.15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

SPC 그룹의 노동조합 탄압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소장을 접수한 지 1년여가 지났지만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 대표이사 등에 대한 조사는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SPC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프랑스에서도 SPC 그룹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경찰 수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화학식품섬유산업노조(화섬노조)는 파리바게뜨 대표와 사업본부장 등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청과 성남중원경찰서,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에 고소했다.

하위관리 4명만 피고소인 조사
그 사이 파리바게뜨 '증거 인멸'
노조, 지지부진 행정에 쓴소리
경기남부청 "신속하게 나설 것"

파리바게뜨 측은 중간관리자들을 통해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을 한국노총으로 옮기도록 종용하고, 중간관리자에게 탈퇴 인원 1명당 5만원씩 포상금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은 승진에서도 대거 탈락하며 한때 700명이 넘던 조합원이 300여명으로 줄었다.

성남중원경찰서는 지난해 9월 해당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첩했지만, 노조는 "고소한 지 1년이 다 돼가도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며 비판하고 있다.

30명에 달하는 피고소인 중 하위관리자인 제조장급 4명에 대한 조사만 이뤄졌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화섬노조는 15일 경기남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1년 동안 한 것이라곤 고소인에 대한 조사 2번 뿐이고, 30명에 달하는 피고소인에 대한 조사는 하위관리자인 제조장급 4명에 그쳤다.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 대표이사 등 윗선에 대한 조사는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며 "노조가 압수수색을 요구하는 와중에도 파리바게뜨는 노조파괴 행위를 이어갔고 증거를 인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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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화섬노조가 경기남부경찰청 앞에서 파리바게뜨에 대한 경찰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2.6.15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

해당 사건 고소인의 대리인인 손명호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파리바게뜨 사업장에 대해 강제수사를 지휘하고 노동위원회는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는 동안 경찰은 무엇을 했나"라며 "1년이 다 되도록 무엇을 했냐고 물으니 다른 중요한 사건이 있어 중단이 됐다고 한다.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당한 범죄피해사건을 중단시킬만한 더 중요한 사건은 대체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경기남부청은 구체적인 수사 현황을 언급할 수 없으며, 신속하게 관련 수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국내에선 온라인을 중심으로 SPC 불매운동이 퍼지고 있다. 프랑스의 전국단위 노동조합연합단체인 세제테(CGT·노동총동맹)도 지난 7일 파리 현지에 있는 파리바게뜨 매장 앞에서 SPC그룹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