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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선거 패배 요인 분석이 한창인 가운데, 97그룹 주자가 당권 도전에 뜻을 내비치면서 민주당 당 대표 선거가 계파간 대결에 세대간 대결이라는 관전포인트를 얹었다는 평이다.

17일 강훈식 의원은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에 대해 무겁게 듣고 있다"며 "저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86그룹에 대비되는 97그룹 중 재선 의원으로, 최근 당내 위기 극복을 위해 90년대 학번·70년대 생, 97그룹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면서, 당권 도전에 뜻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97그룹'의 홍정민 의원도 최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강 의원을 언급하며 "앞장설 때 힘을 보태려 한다"고 지지를 보낸 바 있다.

그간 설훈, 전해철, 홍영표, 이재명 의원 등이 출마자로 거론되며 전당대회가 각 계파 간 대립으로 읽혔는데, 97그룹에서 당권 도전자가 나오면서 세대 간 경쟁이 덧입혀졌다.

이미 5선 설훈(부천을) 의원이 최근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당 대표 출마 의지를 밝혔고, 4선 홍영표 의원이 전대 출마를 위해 동료 의원과 스킨십을 늘리는 등 광폭행보를 이어가는 것이 포착된 바 있다.

또 3선의 전해철(안산상록갑) 의원도 최근 인터뷰에서 "고민 끝에 당 대표 출마를 결심했고 꽤 오랫동안 준비해왔다. 정치 일생을 건 심정"이라며 "이 의원이 불출마하더라도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기 위해 출마할 생각"이라고 밝혀 당 대표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초선이지만 대선 주자로서 대중적 지지도를 안고 있는 이재명 의원도 출마 의사를 직접 밝히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당권과 대권을 향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도 페이스북에 '거국적 비상경제 대책이 필요하다'는 글에 이어 '후원금 모금 상황'을 알렸다.

이 의원은 경제위기를 언급하며 "전대미문의 팬데믹 이후 찾아올 더 심각한 경제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거국비상경제대책위원회도 필요하다"며 "진영 노선 계파 등 갈등적 요소는 과감히 내려놓고 오직 국민, 오직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합심 협력할 때"라고 강조했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 의원과 함께 해온 김남준 보좌관은 "현안에 대한 글은 이전에도 올려 왔다"면서 '특별한 행보'라는 분석을 차단했으나, 당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출마에 무게를 싣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이 언급할 만한 이야기, 폭이 넓은 메시지를 던지면서 스스로의 체급을 당 대표 그 이상으로 두고 있다"며 "이 의원이 당 대표에 도전하는 것은 기정사실처럼 돼 있다"고 귀띔했다.

민주당이 위기인 상황에서 97그룹의 경험과 정치적 능력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면 그 반대에 표를 던졌을 때 계파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4선 김태년(성남수정) 의원과 같은 '계파 색이 옅은 중진'에게서 통합적 리더십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