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온라인 예약제로 변경
올해 '스벅색 잃었다' 불구 인기

SSG닷컴서 1시간도 안돼 매진
작년 한정판 20개 3분만에 품절

20일 오전 7시. 수원시에 사는 직장인 A씨는 부리나케 스타벅스 앱을 켰다. 스타벅스가 여름마다 진행하는 '서머 E-프리퀀시' 이벤트 물품 수령을 예약하기 위해서였다. 매일 오전 7시부터 예약이 가능하기에 알람까지 맞춰두고 예약에 나선 것이다.

전날인 19일에는 종일 스타벅스 앱을 확인했지만 예약 가능한 매장을 찾을 수 없었다. 용인시와 성남시, 화성시까지 두루 살폈지만 모두 매진이었다. 이날 A씨가 오전 7시부터 '오픈런'에 나선 이유다.

예약 창을 누르자 대기 인원은 5천명에 이르렀다. 다행히도 빠르게 대기 시간이 줄어, 5분이 채 걸리지 않아 예약 창에 접속할 수 있었다.

혹여나 그새 예약이 다 찼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에 A씨의 손놀림이 빨리지기 시작했다. 수령해야 할 증정품과 날짜를 선택한 후,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눌러 '예약 가능 매장'을 확인했다. 다행히 아직 몇 군데 매장에 재고가 있는 상황. 서둘러 수령 예약을 마쳤다.

2년 전 '레디백 열풍' 당시 스타벅스 매장 앞에 길게 늘어섰던 오픈런 행렬은 이벤트 물품 수령을 예약제로 바꾼 후 사라졌지만 열풍은 여전하다. 이날 정오부터 SSG닷컴에서 판매된 이른바 '랜더스벅' 유니폼과 모자 등도 빠르게 품절됐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매년 여름과 겨울 E-프리퀀시 이벤트를 진행한다. 3잔의 스페셜 음료와 14잔의 일반 제조 음료를 마신 후 프리퀀시를 적립한 소비자에게 물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다. 그러다 지난 2020년 스타벅스가 프리퀀시 이벤트 물품으로 증정했던 서머 레디백이 큰 인기를 끌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당시 레디백을 받기 위해 수십 잔의 음료를 주문한 채 버리거나 가져가지 않는 모습마저 나타났다. 설상가상 물품 수마저 충분치 않아, 레디백을 수령하기 위해 매장 앞에서 밤샘을 하는 이들마저 속출했다.

논란이 일자 스타벅스는 그 다음해인 2021년부터는 물품 수령을 예약제로 변경했다. SSG닷컴을 통해 프리퀀시 이벤트로는 수령할 수 없는 한정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매장 오픈런은 사라졌지만 온라인에서의 구매 열기는 여전했다.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는 평도 일었다. 이번 서머 이벤트에서 증정하는 물품이 스타벅스만의 색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중고 거래 시장에서도 반응이 비교적 시들하다.

2020년 당시 서머 레디백의 경우 15만원선까지 가격이 형성됐지만, 이번 서머 이벤트 증정품인 서머 캐리백과 서머 캐빈 파우치는 이날 현재 당근마켓에서 2만원대 전후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코리아 측은 연이은 수량 논란에 올해는 준비 수량을 늘린 데다 온라인 예약을 통해 수요에 맞게끔 공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온라인 예약률은 지난해 이벤트보다 높다는 게 스타벅스코리아 측 이야기다. 실제로 이벤트 마감일인 다음 달 11일이 가까워지자, 최근 들어 오전 7시 온라인 오픈런이 발생하는 모습이다.

여전한 열풍은 SSG랜더스 유니폼으로도 옮겨왔다. SSG닷컴은 이날 정오부터 SSG랜더스와 스타벅스가 만든 '랜더스벅' 유니폼을 판매했는데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매진됐다. SSG랜더스 유니폼을 스타벅스 고유의 초록 색상으로 제작한 것이다.

지난해에도 SSG닷컴은 랜더스벅 한정판 유니폼 20개를 판매했는데 3분 만에 매진된 바 있다. 올해는 유니폼은 1천개, 모자는 300개로 수량을 늘렸지만 역시나 금세 완판됐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