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예정됐던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안 검토 결과 발표가 결국 연기됐다. 지난 주말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전기·가스요금 인상 최소화'란 방침이 알려지면서 전기요금 인상이 유력했지만 이를 한 차례 미룬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한국전력공사에 연료비 조정단가 결정 연기방침을 통보했다.

앞서 한전은 지난 16일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인상해달라며 정부에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기본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과 함께 전기요금을 구한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매 분기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하기에 직전 분기 대비 ㎾h(킬로와트시)당 최대 ±3원까지 조정이 가능하다. 이번에 한전은 최대 인상폭인 3원 인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상안을 받은 산업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이날 중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여부와 폭을 결정해 한전에 통보하고, 한전은 21일 이를 종합해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연기로 일정이 미뤄지게 됐다.

한전이 인상안을 낸 건 올해 역대급 적자가 예상돼서다. 한전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7조7천869억원으로 순손실은 5조9천259억원에 달한다. 급등한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적자의 주요 배경이다. 반면 전기요금은 사실상 답보상태로, 한전 내부에선 "지금은 전기를 팔면 팔수록 적자가 더욱 커지는 구조"라는 말이 나왔다.

이에 한전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출자 지분 및 부동산 매각과 해외 사업 구조조정 등으로 6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적자규모를 만회하기엔 역부족인 상태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배경엔 소비자 물가가 있다. 5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5.4% 올랐다. 3분기 전기요금이 인상하면 6%대 물가상승률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인 셈이다. 반면 전기료에 따른 물가 영향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전기요금을 1% 인상할 때 소비자물가는 0.0155%p 올랐는데, 다른 상승요인에 비해 극히 적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한전이 자구 노력을 통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인상해야 한다면 인상 폭을 어떻게 할지 다각도로 보고 있고, 이번 주 내로 결정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