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원숭이두창(Monkeypox)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감염환자가 발생,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관리 주체를 중앙방역본부로 이관했다. 방역전문가들은 입국 심사를 강화하고 방역 시스템 점검과 보완을 통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고,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신고된 원숭이두창 의심자 2명을 검사한 결과, 이중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후 스스로 보건당국에 의심 신고를 해 공항 검역소와 중앙역학조사관에 의해 의사환자로 분류됐다. 두통 등 전형적인 바이러스 감염 증세를 보여 국가지정 입원치료 병상인 인천의료원에 격리돼 치료 중이다. 또 다른 의심환자인 외국인은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청은 국내 감염환자가 공식 확인됨에 따라 위기경보단계를 '주의'로 격상했다. 지난달 말 가동한 원숭이두창 대책반도 중앙방역대책본부로 격상해 대응 수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 대책도 시행된다. 또 국내에서 활용 가능한 치료제를 의료기관에 배포하기로 했다. 항바이러스제인 테코비리마트 500명분을 다음 달 중 국내에 도입하는 등 백신과 치료제 확보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원숭이두창은 환자의 체액이나 침, 성관계 등 밀접 접촉을 통해 전염된다. 초기 발열과 두통, 근육통, 피로 등의 증상을 보이고 이 같은 증상 발현 후 하루에서 사흘가량 지난 후 얼굴을 비롯한 신체 여러 곳에 발진이 나타난다. 잠복기는 5일에서 최대 21일 가량이다. 전염력은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낮은 수준이나 감염 후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치사율도 1~10%로 높아 확산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최근 원숭이두창 치명률은 3~6%로, 낮지 않은 수준이다. 신생아와 어린이, 면역저하자는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코로나 19 사태 초기, 미숙한 대응으로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방역대책도 시행착오와 허점을 드러냈다. 국내에서 확진 환자가 발생한 만큼 확산을 막기 위한 발 빠른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 신체접촉에 따른 체액이 주요 매개인 만큼 국민 각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