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에서 수돗물 소독제로 사용되는 염소가스(액화 염소)는 독성이 강한 유독물질로 분류된다. 염소가스를 흡입하면 극심한 통증과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피부에 노출되면 염증을 유발하는 등 인체에 해롭다. 극소량의 노출에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고, 시설 배관을 부식시킨다. 시설 용기를 교체하거나 운반 과정에서 누출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명 피해는 물론 환경 오염이 우려돼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염소가스는 먹는 물 소독제로 적합하지 않다는 관련 업계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정부는 화학물질관리법 등 관련 법을 강화해 독성물질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정수장 염소가스 역시 위험성이 낮은 대체 소독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경기도 내 상당수 지자체는 여전히 염소가스를 수돗물 소독제로 쓰는 실정이다. 통합 정수장을 운영하는 도내 27개 지자체 중 수원 성남 평택 등 14개 지자체는 대체 소독제인 차염(차아염소산나트륨)으로 변경했거나 바꾸고 있다. 반면 의정부 안양 부천 등 13개 지자체는 기존 방식대로 염소가스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염소가스 사용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으나 소독제를 바꿀 경우 발생하는 추가 비용 문제로 기존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소독제를 염소가스에서 '시판 차염'으로 바꾸는데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용인시는 최근 시판 차염을 구매하는 내용의 나라장터 공고문을 올렸다 다시 내렸다. 시장직 인수위가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며 재검토를 요청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염소 농도가 5~12%에 달하는 시판 차염은 화학물질관리법이 강화되면서 지난해부터 신규 유독물질로 분류됐다. 공장에서 이미 고농도로 만들어져 시중에 판매되기 때문에 개선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많은 지자체들이 대체 소독제로 사용하는 '현장 차염' 역시 저농도이기는 하나 안전을 담보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식수로 쓰는 수돗물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수돗물에 대한 불신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중대 사안이다. 정수장 도입 초기부터 사용돼온 염소가스는 소독제로 부적합한 만큼 대체재로 바뀌어야 한다. 차염 역시 위험도를 낮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안전한 물 공급을 위한 난제가 여전하다. 정부, 지자체의 관심과 정책적 뒷받침을 촉구한다.
[사설] 유독물질 염소가스를 수돗물 소독제로 쓰는 현실
입력 2022-06-26 19:43
수정 2022-06-2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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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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