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인천 계양을) 의원의 8월 전당대회 출마를 둘러싸고 당내 신경전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이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당내에선 그의 행보와 출마 여부에 대해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성호 "누군 나오지말라" 분노
이상민 "대·지선 비판적 자중을"
친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주말 동안 지역 일정을 소화하며 만난 당원들이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아무런 비전이나 가치도 제시하지 않은 채 '내가 안 할 테니 너도 하지 말라, 네가 하지 않으면 나도 안 하겠다, 누구는 책임 있으니 나오지 말라'는 행태에 분노하고 있었다"고 알렸다.
정 의원은 특히 "(당원들은) 민주당의 내일을 이끌 지도자감이 안 보인다고들 하신다"며 "정치인들이 좀 더 당당하게 깃발을 들고 자신이 대안임을 주장하는 자신 있고 정직한 모습을 보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23~24일 진행된 당 워크숍을 비롯해 최근 당내에서 이 의원을 겨냥한 '불출마 요구'가 확산하는 것에 대해 작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당내에선 이 의원이 자신의 향후 행보를 당 대표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이 의원이 지난 주말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과 트위터 소통에 나서는가 하면, SNS를 통해 민생 메시지를 이어가는 것이 결국 당권 행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내에서 분출하는 '불출마 요구'가 오히려 출마하지 않으면 이상하게끔 판을 깔아준 셈"이라며 "출사표를 던질 시점만 남겨뒀다는 당내 의견이 많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이 의원의 출마를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이 의원은)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여러 가지 비판적 요소들을 돌아보면서 성찰을 하고 자중해야 할 때"라며 "본인이 책임져야 될 부분이 있고 쇄신의 대상인데, 쇄신의 주체로서 주도적 위치에 나서겠다고 하면 설득력이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