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2015년 용인·화성·이천 3개 지자체 1천987㎢(용인 591㎢, 화성 851㎢, 이천 461㎢)를 '말산업특구'로 지정했다. 이들 지자체에는 말 산업 육성을 위해 국비 50억원을 2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3개 지자체 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말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갖고, 정책 공조를 약속했다. 축산과 농업, 관광, 레저가 어우러지는 선진국형 말 산업을 키워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 발표됐다. 화성시 마도·서신면 일대 화옹간척지 768㏊에 말 산업 육성 전초기지가 될 '에코팜랜드'를 조성하는 내용의 청사진도 공개됐다.

경기도 내 지자체가 특구로 지정된 배경은 환경적 이점 때문이다. 전국 승마장 25%가 도내에 소재하고, 상시 승마 인구의 30%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말 사육두수는 4천661마리로 전국 대비 17% 정도를 차지하는 등 말 산업의 최적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하지만 특구 지정 7년이 지난 현재 성적은 지지부진한 수준이다. 승마 산업의 경우 인프라 미비, 사업장의 영세성,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의 부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법·제도적 뒷받침도 업계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지난 27일 경기도승마협회가 도내 승마인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승마 경기장 신설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승마산업의 어두운 현실을 그대로 투영했다는 반응이다. 경기도 내엔 전국 규모 승마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경기장이 한 곳도 없다고 한다. 말산업특구로 지정된 경북의 경우 국제규격을 갖춘 상주 국제승마장이 있고, 제주도는 제주대승마경기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도에서 주최하는 승마대회도 상주에서 열리는 등 코미디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선수들은 경기 때마다 매번 지방으로 내려가야 하는 불편에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등 이중고를 겪는 실정이다.

말 산업은 관광과 레저, 식육 등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 경기도는 말 산업 육성에 필요한 인프라가 풍부한 장점을 갖췄다. 승마 경기장도 없어 선수들이 지방으로 내려가는 현실은 말 특구로 지정된 현실에 맞지 않는다. 특구 지정 7년이 지났는데 승마인들이 경기장이라도 만들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말 산업 육성을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가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