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소재 보증금 1억2천만원 전세 주택에 거주하는 60대 A씨는 혼자 철물점을 운영하면서 1년에 1천500만원을 번다. 그는 7년된 시가 1천200만원 정도로 평가받는 1천800cc 차량도 보유한다. 이전까지 그가 냈던 건강보험료는 소득 보험료 13만원, 재산보험료 3만원, 자동차보험료 1만원 등 월 13만원 상당이었다. 이번 개편으로 그는 소득보험료 8만7천원만 부담하면 된다.
# 공적연금으로 연 840만원을 받는 60대 B씨는 시가 6억원으로 평가받는 주택과 2천500만원 상당의 1천980cc 차량을 보유 중이다. B씨는 소득 보험료 3만원, 재산 보험료 13만원, 자동차보험료 1만6천원 등 월 17만6천원을 부담했다. 9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이후로는 소득 보험료 2만4천원, 재산 보험료 12만원 등 월 14만4천원을 부담한다.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9월부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이 적용된다. 지역가입자·직장가입자 이원화 방식으로 빚어진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는 게 목적이다.
먼저 지역가입자의 재산 보험료 산정 기준을 5천만원 일괄 공제로 변경한다. 이에 따라 재산 보험료를 내는 지역가입자 중 194만세대는 재산보험료를 내지 않게 된다. 소득보험료는 등급별 점수제에서 정률제로 변경한다. 연 소득을 12개월로 나눈 뒤 직장가입자와 동일한 보험료율을 적용한다. 올해 보험료율은 6.99%다. 자동차는 4천만원 이상 자동차에만 보험료를 부과한다. 이번 개편으로 부과 대상 차량은 179만대에서 12만대로 줄어든다. 지역가입자 최저보험료는 연 소득 336만원 이하인 경우엔 월 1만9천500원으로 책정됐다. 보험료가 4천84원 인상된 연 소득 100만원 이하 가구 242만세대에는 2년간 이를 전액 경감하고, 이후 2년 동안 50% 줄여주기로 했다.
피부양자 자격도 연 소득 3천400만원 이하에서 2천만원으로 소득기준을 강화한다. 약 27만3천명의 피부양자가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월 평균 14만9천원 상당을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연금 생활자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올해는 80% 경감률을 적용한다. 이어 2년차에는 60%, 3년차에는 40%, 4년차에는 20%로 단계적으로 경감률을 적용한다. 피부양자의 재산요건도 현행 5억4천만원에서 3억6천만원으로 강화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주택가격 상승 등 여건 변화를 반영해 현행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직장가입자 보험료도 오른다. 보수 외 연간 3천400만원 초과 소득에 부과하던 건강보험료 기준을 연 2천만원 수준으로 낮춘다. 약 45만명의 보험료가 5만1천원 가량 인상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전체 지역가입자 859만세대 중 65%인 561만세대의 월 평균 보험료가 15만원에서 11만4천원으로 3만6천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부담능력이 있는 피부양자와 보수 외 소득이 많은 직장가입자 등 86만 세대의 보험료는 일부 상승할 전망이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2차관은 "2단계 개편은 2017년 여야 합의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라며 "건강보험료 부담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더욱 높아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