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한증막, 실내는 한겨울… '냉방병 강타'

그래픽/박성현기자 [e-mail]/클립아트코리아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장마철 꿉꿉한 날씨 탓에 불쾌지수도 치솟는다. 덥고 습할 때는 에어컨만 한 것이 없다. 하지만 에어컨을 끼고 살다간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

냉방병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다. 몸이 으슬으슬 떨리고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흐른다. 기침이 나고 목이 따갑기도 하다. 두통이나 피로감, 어지럼증, 소화불량, 변비, 설사, 복통 등도 생길 수 있다. 실내외 급격한 온도 변화로 말초혈관이 수축해 얼굴, 손, 발 등이 붓기도 한다.

서민석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냉방병은 누구나 쉽게 걸릴 수 있는 여름철 질병이지만, 적절한 실내온도를 유지하고 환기를 자주 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나친 에어컨 사용으로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또 다른 원인으로는 '레지오넬라증'이 있다. 레지오넬라균은 요즘처럼 덥고 습할 때는 에어컨 냉각수에서 잘 번식한다.

서민석 교수는 "레지오넬라균이 냉각기를 타고 에어컨의 찬 공기를 통해 실내에 퍼지게 되면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독감이나 폐렴과 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냉방병으로 의심되는 증상의 정도가 심하거나 오래 낫지 않는다면 레지오넬라증을 의심할 수 있다"고 했다.

냉방병은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을 줄이면 증상이 호전된다. 냉방병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냉방기기를 끄고 충분히 환기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은 가급적 오랜 시간 사용하지 말고, 가동할 때는 실내외 온도 차가 5~6℃를 넘지 않게 한다. 실내 온도를 22~26℃로 유지하고 에어컨의 차가운 공기가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또 2~4시간 간격으로 실내를 환기해 차가운 공기가 정체되지 않게 하고, 습도는 50~60%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면 냉방병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에어컨 필터는 자주 청소하고 주기적으로 교체하면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다.

서민석 교수는 "여름철에는 무엇보다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 등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땀이 많이 나지 않는 선에서 산책하거나 맨손체조를 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임승재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