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성향과는 무관하게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 씨가 밝힌 문화정책에 대한 소신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문화적으로 풍족해야 잘 사는 것"이라며 "문화의 향유는 시민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또 "문화의 소비와 체험을 위해 멀리까지 가야 한다면 불행한 것"이라며 "리스크가 큰 문화산업에 공공이 인프라를 제공하는 데 인색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지난 몇 년간 봐온 경기도의 문화예술에 대한 시각은 '지향점'을 잃은 느낌이었다. 생색내기 좋은 하나의 호혜적 도구로 이용되며 알맹이를 잃어버렸다. 신 씨의 주장에 수긍했던 이유이다.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수준 높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더 많이 누리게 할 것인지, 이를 보여줄 예술가들이 좀 더 많은 기회를 얻게 할 방법은 무엇인지, 우리 주변의 문화 시설을 잘 활용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지 등에 대한 여러 고민은 뒷전이었으니 말이다.
이러한 현실의 기저에는 문화예술에 왜 투자하고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는 정치 논리와 맞닿아 있을지 모른다. 케케묵은 이야기 같지만 지금도 계속해서 나오는 걸 보면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는 모양이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한 달. 새로운 출발점에 선 정치가 문화예술에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나타날지 자못 궁금해진다.
/구민주 문화체육레저팀 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