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스타기업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매년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발굴해 지역주도 대표기업으로 육성하는 사업에 선정된 기업이다. 스타기업의 생생한 생존기를 통해 도내 중소기업의 미래를 전망한다.
동력을 사용해 작업을 수행하는 도구를 흔히 기계라고 한다. 기계를 구성하는 주요 부품인 파이프 관을 자동화 설비로 생산하고 이 설비 기계를 순수 우리 기술로 제작해 판매하는 경기지역 기업이 있다. 주식회사 더블유티엠(WTM·월드토탈머신)이다.
안산 시화공단에 자리 잡은 더블유티엠의 자부심은 사명 그 자체에서 느낄 수 있다. 세계의 모든 기계를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부품이 3만여개에 달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에어컨, 냉장고 등 백색 가전제품뿐 아니라 테이블·의자 등 가구에도 더블유티엠의 파이프가 쓰인다. 더블유티엠은 건설과 플랜트 공장에 들어가는 설비 배관도 제작한다.
더블유티엠의 파이프 관 제작 설비를 두지 않은 현대기아자동차와 르노자동차의 부품 제작 협력업체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형이상학적인 모양의 철제 가구에도 더블유티엠의 파이프 벤딩(bending·구부림), 포밍(forming·성형) 기술이 녹아있다.
정보통신기술 적용 자동화 자랑
산재 발생률 낮고 근로여건 향상
더블유티엠이 회사 창립 초기부터 파이프 관이나 생산 설비 기계를 자체 제작 판매했던 것은 아니다.
명지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인 김영남 더블유티엠 대표이사는 1993년 (주)세계무역을 창업했다. 그는 창업 당시인 1993년부터 약 5년 간 대만과 일본 등지에서 파이프 생산 설비와 프레스 주변장비 등을 수입 판매했다. 주로 대만의 차우센, 일본의 옵톤(OPTON) 등 전통의 파이프 가공 설비 기업에서 비싼 돈을 들여 장비를 들여온 뒤 국내 뿌리산업 기업에 되팔았다.
김 대표는 수입산의 비싼 가격과 유지보수 문제 등을 해소하고자 자체 제작 판매의 길을 모색하며 1998년 사명을 세계무역에서 더블유티엠으로 바꿨다. 20여년 만에 더블유티엠은 업계에서 손꼽히는 파이프 관 자동화 설비 제작 기업으로 거듭났다. 현재 직원은 30명으로 한 해 매출액은 100억 원을 웃돈다.

매년 2건씩 연구 특허 출원 주목
김영남 대표, 20년만에 업계 선두
더블유티엠이 특히나 자랑하는 기술은 자동화다. 뿌리산업 기업의 생산 과정에 디지털 자동화 설루션을 결합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스마트 팩토리'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도 받는다. 과거 사람이 직접 손으로 용접하고 쇠를 두드려 만들었던 파이프 관 생산 공정을 자동화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자동화 설비 덕분에 산업재해 발생률이 낮아지고, 노동자 근로 여건도 크게 향상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졌다. 또한 수입 설비보다 저렴한 데다 국내에서 자체 제작한 설비라서 유지보수도 쉽다.
더블유티엠이 24시간 유지보수 대응팀을 유지하며, 부설 연구소를 두고 국책 사업에 참여하고 매년 2건씩 특허출원을 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김영남 대표는 "파이프 자동화 설비 시장은 자동차와 가전, 건설 산업이 사라지지 않는 한 무궁무진하다"며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우수성을 가진 제품, 생산 설비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깊이를 더하겠다"고 강조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