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 보이스피싱 전화 '010'으로 변조 … 불법 통신중계소 운영책 검거

사진은 캐리어에 중계기를 싣고 다니다 적발된 모습. 2022.7.11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전화번호를 변조하는 불법 통신중계소 운영책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전기사업법 위반 혐의로 이모(30대)씨 등 12명을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씨 등은 지난 1월부터 보이스피싱의 핵심 범행 수단인 '대포폰'을 이용해 불법으로 통신중계소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통신중계소는 해외에서 국내로 걸려오는 보이스피싱 전화번호를 '070' 등이 아닌, 상대적으로 친숙한 '010'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국민들이 '010'으로 시작하는 전화를 잘 받는다는 특징을 이용해 국내에 통신중계소를 두고 범행을 이어왔다.

사진은 적발된 통신 중계 기기. 2022.7.11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이들은 모텔이나 원룸 등을 이용한 '고정형 중계소' 뿐만 아니라,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차량이나 여행용 캐리어에 중계기를 싣고 다니는 '이동형 중계소'를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검거된 통신중계소 운영책들은 보통 해외에서 활동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인터넷에 게재한 '재택근무', '인터넷 모니터링 부업' 등 거짓 구인광고를 보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엔 태국, 라오스, 중국 국적의 외국인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처음엔 범죄라는 것을 모르고,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 현혹돼 일을 시작했다. 나중엔 범죄라는 것을 알았지만, 돈을 많이 벌 수 있어 중단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통신중계소들은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무인 운영과 이동형 운영 등을 하며 그 수법이 날로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다"면서 "다수의 휴대전화를 싣고 다니는 차량이나 여행 가방 등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하면 경찰에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배재흥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