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와 달리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대체재 격으로 인식되던 오피스텔 시장에도 냉풍이 불고 있다. 금리인상과 대출규제가 강화되며, 분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되파는 이른바 '마피' 매물도 속속 등장 중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경기지역에서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오피스텔 및 도시형생활주택 등은 총 11개 단지로, 이중 3개 단지에서 청약이 미달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달이 발생한 단지는 지난 5월 분양한 파주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 1단지'와 6월 분양한 용인 '기흥역 엘리시아 트윈 102동', 시흥 장현 '시흥시청역 루미니 2BL' 등이다.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 1단지는 전 타입에서 미달이, 나머지 2개 단지는 일부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완판으로 이어졌던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셈이다.
거래량에서도 분위기가 감지된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2022년 1~6월까지 도내에서 거래된 오피스텔 매매는 7천5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131건) 대비 25.5%가 감소했다. 6월 실거래 신고 기한이 보름 가량 남았지만,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지는 못할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경기 11개 단지 중 3곳 미달
분양가보다 손해보고 되팔기도
금리인상·대출규제 강화 등 원인
마피 매물도 올라오고 있다. 최근 한 부동산 카페에는 올 12월 입주 예정인 '라포르테 블랑 서현' 전용 44㎡ 분양권(당시 분양가 8억9천600만원)을 마피 1천만원(분양가보다 1천만원 낮춘 금액)에 전매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오피스텔은 100실 미만 규모로, 계약금을 내면 전매가 가능해 관심을 끌었던 단지다. 지난달 준공된 수원 '호매실 루리안 오피스텔'도 급매 및 마피에 처분하겠다는 소유자도 나왔다.
오피스텔 시장에 냉풍이 부는 배경으로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부터 분양 중도금과 잔금대출에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면서 아파트와 차별화된 장점이 사라졌다. 오피스텔의 경우, 지난해까지 시행사 자체 보증을 통해 중도금 대출, 입주 후 잔금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각광을 받아왔다.
전문가들은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룸타입을 비롯해 가족단위 거주가 가능한 아파텔도 모두 오피스텔로 분류된다. 현재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 포함,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대상이다"며 "원룸타입 오피스텔을 3채 보유하면 3주택자가 되는 것이다. 세금 부담, 대출 문제 등으로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