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지역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 1천200여명이 내년 중학교에 입학하더라도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최근 동구 내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초등학교 여학생들이 진학할 중학교는 남녀 공학인 화도진중학교가 유일하다. 동구에 여자중학교가 없는 탓에 화도진중학교는 신입생 전체 450명 중 여학생 300명을 배정하고 있다. 현재 동구지역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은 1천500여 명. 나머지 1천200여 명은 인근 중구나 미추홀구에 있는 학교에 다녀야 한다.
송도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중·동구 몇몇 중·고교는 원도심 인구가 준다는 이유로 송도신도시로 이전했다. 동구 주민들은 지난 2014년 박문여자중학교가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할 때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며 근시안적인 교육정책을 비난하고 있다. 실제로 주민들이 우려한 대로 동구에 대규모 아파트 재개발이 진행되고 인구가 늘면서 초등학교 여학생들이 늘었지만, 진학할 여자중학교가 없다. 중·동구 지역 내 몇몇 학교들이 원도심을 떠날 때도 지역 주민들은 도심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고, 재개발로 인구가 늘어날 경우 학교가 모자랄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인천시와 시교육청은 아무런 대책 없이 학교 이전을 묵인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선거에서 동구에 여자 중·고등학교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최근 학부모들이 학교 신설을 요구하고 나서자 시교육청은 부지가 없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시교육청은 재개발구역에 계획된 초교 부지를 초·중 통합학교로 변경하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쉽게 말하면 초교 부지에 여자중학교를 끼워놓겠다는 것이다. 말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이미 정해진 규모의 초교 부지에 중학교까지 함께 건립하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다.
유정복 시장은 지난 선거에서 낙후된 원도심과 내항 재개발,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등 '원도심 혁신'을 강조했다. 내항 재개발을 기점으로 중·동구 일대에서 원주민 정착률을 높이는 도시재생사업과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해 쾌적하고 활기찬 중·동구로 탈바꿈시키겠다고 했다. 활기찬 도심이 되려면 교육환경까지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기본이다. 학생들이 진학할 학교가 없다면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편하게 다닐 학교를 찾아 떠날 수밖에 없다.
[사설] 인천 원도심 도시개발, 학생 수용방안 고려해야
입력 2022-07-14 19:50
수정 2022-07-1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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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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