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에 대한 생각부터 다르다."
민선 8기 시작부터 극한의 갈등을 빚고 있는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협치 아닌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도의회와의 협치와 관련해 "연정과 결부해 자리 나누기는 타당하지 않다"며 도의회 국민의힘 요구에 명확히 선을 그었고, 도의회 국민의힘은 "말뿐인 협치"라며 진정성이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도의회 여·야의 원 구성 협상도 지지부진해 당분간 서로 다른 '마이웨이' 행보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지사 "정책부터 시작 해야"
민주도 "의회에서 풀 일" 비판
도의회 양당 '마이웨이' 전망
김 지사는 지난 15일 광교 경기도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맞손토크'에서 "경기도의회가 개원을 못하고 있다. 정무적 감각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는 질문에 대해 "자리 나눔이나 연정과 결부해 어떤 자리가 어떻다는 것을 말하는 건 지금으로선 타당하지 않다"며 "낮은 수준의 정책 협치부터 시작해서 신뢰를 쌓고 이해 수준을 높여 협치 수준을 올려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동연식 협치가 구체적이지 않다는 불만이 높았는데 이날 김 지사가 "자리 나눔은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그러면서 김동연식 협치에 대해서는 "제가 생각한 협치는 인수위원 제안과 다른 당에서 낸 공약 중에서도 공통공약이나 좋은 공약을 담겠다고 해서 '연대와협치 특위'를 만든 것이었다"며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도의회 측에서)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연정을 얘기하는데, 지금 단계에서 (제가) 생각하는 협치는 아주 낮은 단계의 '정책 협치'부터다"라며 "추경을 준비하고 이를 도의회에서 심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정책 협치"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김 지사의 협치론이 설파되던 같은 시각, 도의회 국민의힘은 기자회견을 열고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향해 '말뿐인 협치'라고 비판했다. 또 김 도지사가 구체적인 협치의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등원거부 등 '보이콧'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경고했다.
지미연 도의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협치는 말로 하는 게 아니다. 내 것을 상대방에게 과감하게 내어줄 때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김동연 지사가 협치를 원한다면 남경필 전 지사의 연정을 참고해야 한다"고 했다.
도의회 원 구성 협상의 1차 마지노선은 19일 열리는 제361회 임시회 2차 본회의 전인데, 현재 상황으론 의장 선출 등 원구성 협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협상 파트너를 행정부 전반으로 보는 반면 도의회 민주당은 의회에서 풀 일을 집행부와 해결하려 한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도의회 관계자는 "2차 본회의에서는 상임위별 집행부의 업무보고가 예정돼 있다. 이날까지 원 구성이 완료되지 못하면 사실상 파행이 장기화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김동연 표 인사가 조만간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 지사가 5선이자 경선 상대였던 안민석 의원과 회동함은 물론 현 박정 경기도당위원장 및 권칠승 의원 등과 잇따라 만나며 부지사 및 정무수석과 산하기관 인사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도는 경제부지사는 물론 정무수석과 대변인 등 주요 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공지영·신현정·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