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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투자비용이 적고 매장관리가 수월하다는 장점을 가진 무인점포가 직장인들의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무인점포는 보안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는 단점 역시 명확하다.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무인 카페. /경인일보DB
 

화성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윤모(38)씨는 최근 3년짜리 적금이 만기된 이후 33㎡(10평) 남짓의 1층 상가 임대를 알아보고 있다. 주식이나 적금보다 그 돈으로 무인점포를 운영하면 수익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주변 동료들의 조언 때문이다.

윤씨는 "주변에서 무인점포를 운영하며 월 100만원 이상 수익을 챙기는 동료들이 있다. 적금이 만기된 상황에서 월세만 저렴하다면 투자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초기 투자비용 적고 매장관리 수월
2017년 880곳 → 작년 4천여곳 급증
최저임금 인상속 인건비 걱정 없어
꽃집·편의점·밀키트 등 종류 다양


저렴한 초기 창업자본금과 인건비 부담이 없는 무인점포가 직장인들의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문화가 발달하면서 무인점포를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고 영업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장점 덕분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무인점포의 원조 격은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이다. 빙과류의 경우, 냉동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에 보관기간이 길고 초기 창업비용이 적어 인기가 높았다. 업계에 따르면 2017년 880곳에 불과하던 할인점은 지난해 4천여 곳으로 크게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투자비용은 월세를 제외하고 3천여만원에 불과하고 매장 관리도 크게 신경쓸 게 없어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월 200만원이 넘는 수익을 내는 점포도 많다"고 말했다.

편의점도 무인시스템 도입이 활발한 분야 중 한 곳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9천620원으로 결정되면서 인건비 부담을 느낀 점주들이 무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업계 자료를 보면 주요 4사의 무인점포 수는 지난달 기준 2천783개로 집계됐다. 불과 3년 전까지 무인편의점 수가 200여개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업계에 무인화 바람이 급격하게 불고 있는 것이다.

무인점포는 이외에도 꽃집, 빨래방, 반려동물용품숍, 밀키트판매점, 횟집, 카페 등 분야를 막론하고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주문이나 계산 등 단순 업무를 키오스크가 대체하면서 매장 관리 역할만 투자자가 하면 되기 때문이다.

절도 꾸준히 늘어 '보안 사각지대'
"신분 드러나지 않아 범죄에 취약"


하지만 무인점포는 보안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는 단점도 명확히 존재한다. 실제로 지난 2019년 203건, 2020년 367건에 불과하던 무인점포 절도 발생 건수는 지난 1~3월까지 3개월간 1천293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민식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신분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무인점포에서의 범죄가 만연하게 일어나는 것"이라며 "사람이 개입된다면 무인점포의 장점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범죄자가 특정될 수 있는 장비를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