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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일산대교에서 바라본 약 7.6㎞로 이어지는 폭 600m 공간의 장항습지 모습. 2022.6.16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인천시가 최북단 서해 5도 해역과 강화군 인근 한강 하구 등 접경수역 내 풍부한 생태 환경을 활용해 남북 협력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8일 인천연구원이 공개한 '남북 생태환경협력을 위한 국제협력 방안 연구 : 인천 접경수역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생태 환경 분야는 북한의 관심이 높고 대북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추진할 수 있다.

생태 환경 분야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정한 대북 제재 대상이 아니다. 남북이 접경수역 생태 환경과 관련해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인천시가 노력해야 한다는 게 인천연구원 설명이다.  

 

인천연구원은 특히 인천에 있는 환경 분야 국제기구를 활용해 남북 소통 채널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남북 관계 경색 국면이 길어지고 있지만, 접경수역 생태 환경 분야를 통해서라도 남북 협력의 물꼬가 트여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연구원은 접경수역 생태 환경 의제를 국제적으로 알려 평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활동도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한강 하구는 자연적으로 바닷물이 유입되는 '열린 하구'다. 생물 다양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연구 가치가 있다. 북한의 중점 습지보호지역 5곳 중 2곳이 접경수역과 맞닿은 남포시와 황해남도에 있다. 인천에는 강화군 매화마름 군락지와 송도 갯벌, 옹진군 장봉도 갯벌, 한강 하구 주변 습지 등이 있다.

이들 갯벌·습지에서 멸종위기 조류인 노랑부리백로와 저어새, 참수리, 황새 등 총 9종이 관찰되면서 남북 공동연구 필요성이 계속해서 제기됐다. 이 중 황해남도는 위치상 기후 변화에 따른 생물 지표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인천연구원, 서해5도·한강 하구 등
대북제재 대상 제외 교류 가능 제언
국제기구 통해 소통채널 확보땐 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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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강 하류와 임진강 하류가 만나 서해로 빠져나가는 중립수역 일대 모습.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인천연구원은 인천시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생태 환경 분야 국제기구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등과 협력해 남북 소통 채널을 확보하고, 다자간 국제 협력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선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중앙정부는 남북 생태 환경 협력의 공간적 범위를 비무장지대(DMZ)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를 서해와 한강 하구로 확대해야 한다는 게 인천연구원 설명이다. 서해 5도 해역과 강화도 인근 한강 하구 등 접경수역은 중앙정부가 정한 남북 생태 환경 협력 대상 지역에서 빠져 있다.

인천시는 인천연구원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인천형 남북 생태 환경 협력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북한이 국제 환경기구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만큼, 인천에 있는 생태 환경 분야 국제기구와 연계해 남북 교류 방안을 찾겠다"며 "우선 경기 파주시와 김포시 등 한강 하구 인접 지역과 형성한 네트워크를 통해 생태 환경 조사를 활발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인천, 북한 가깝고 국제기구 있어… 남북간 대화의 장 가능")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