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발생한 여대생 사망 사건의 피의자인 1학년 남학생이 구속됐다. 이 남학생은 지난 15일 새벽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내 한 단과대학 건물에서 같은 학교 여대생을 성폭행하다가 3층에서 지상으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우선 준강간치사 혐의를 A씨에게 적용했으나, 추가 수사 결과에 따라 살인으로 죄명을 바꾸는 등 모든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지성의 전당으로 불리는 대학 캠퍼스에서 성폭력으로 죽음까지 이른 사건이 발생해 충격이다. 인하대에는 피해 여대생을 위한 추모공간이 마련됐다. 대통령실도 '참으로 비통한 일'이라고 입장을 냈다. 경찰은 이 범죄의 진실을 규명해, 피의자가 죗값을 치르도록 해야 한다.
대학 내 각종 범죄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실시한 대학 성희롱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3년간 접수된 학내 성폭력 사건은 평균적으로 300여 건이 넘는다. 가해자 중 45.8%가 학부생이다. 대학 캠퍼스는 안전하지 않다. 야간이면 인적이 드물고, 캠퍼스내 안전 사각지대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수 백 여대의 CCTV는 물론 몰카탐지기를 도입하고, 캠퍼스 순찰대 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 조직을 둔 대학도 여러 곳이다.
대학 내 범죄는 대개 '술 탓'으로 돌려지기도 한다. 음주를 핑계로 처벌이 경감되는 사례도 많다. 술자리 때문에 일어난 우발적 범죄로 변호하는 뻔뻔한 사람도 많다. 이번 가해자도 범행 전 피해자와 함께 학내에서 술을 마셨는데, 술을 핑계로 극악무도한 범죄에 정당성이 부여돼서는 안 된다. 술자리를 가졌다는 이유로 온라인에서 피해자에 대해 2차 가해가 만연하는 것도 경계할 일이다. 신상털이는 또 다른 범죄다. 2차 가해 역시 범죄라는 점도 명확히 하고, 때로는 조사를 통해 처벌할 필요도 있다.
대학들도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학생을 대상으로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필수화 하고, 피해 예방 시설을 더욱 확충할 필요도 있다. 학내 음주 제한 등 대학 상황에 맞는 적극적인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미국 등에서는 아예 이 같은 이유로, 학내 음주제한 규정을 둔 곳도 많다. 음주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학문을 가르치는 일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왜곡된 성의식을 바로잡는 일도, 이제 대학이 해야 할 일이 된 것 같다.
[사설] 캠퍼스 성폭력 방지, 대학들이 앞장서야 한다
입력 2022-07-18 19:33
수정 2022-07-1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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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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