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크게 유행하는 상황을 일컬어 '팬데믹'이라고 한다. 파킨슨병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은 아니지만, '팬데믹'이란 표현을 쓸 정도로 유병률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0년 6만명에서 2020년 11만명으로 10년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파킨슨병은 경제 활동의 주축이 되는 40~50대의 유병률이 치매보다 무려 9배나 높아 환자뿐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고통이 될 수 있다.
전달물질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 소실
국내 10년간 2배 증가… 2020년 11만명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시점의 환자 중 30%는 가벼운 인지기능 장애가 동반하는데, 이 중 절반 정도는 5년 이내에 치매로 진행될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가 치매를 동반할 수는 있다는 얘기다. 두 질환은 퇴행성 뇌질환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원인과 증상 등에서 차이가 있다.
파킨슨 환자들에게서는 떨림, 무표정, 보행장애 등 운동장애가 생긴다. 이러한 증상들은 나이가 들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어 파킨슨병 환자들은 신경과에서 진단을 받기 전에 여러 병원을 전전하기도 한다.
파킨슨병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운동장애가 점점 심해져 걸음을 걷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다. 조기에 발견해 약물 치료와 함께 적절한 운동을 하면 질환의 발현을 늦추거나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조기 발견 적절한 약물 치료 호전 가능
"단순반복 러닝머신보단 격렬한편 좋아"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성영희 교수는 "운동장애가 심하지 않은 초기 환자라면 자전거, 러닝머신 등 단순하고 반복적인 운동보다는 격렬한 운동이 좋다"고 조언했다. 신경 퇴행을 예방할 수 있도록 운동을 하는 것은 움직임, 보행과 같은 증상뿐 아니라 우울, 인지장애, 수면장애 등의 증상을 완화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현재까지 파킨슨병의 치료는 신경세포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증상 위주의 약물과 운동처방으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파킨슨병의 주요 원인인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을 제거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성 교수는 파킨슨병의 전구증상에 대해 "냄새를 잘 맡지 못하거나, 변비도 전구 증상 중 하나"라며 "특히 렘수면행동장애(수면 중 꾸는 꿈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행동하게 되는 것)도 파킨슨병 전구 증상일 수 있어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