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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현 문화체육레저팀 기자
지난 10일 인천공항 입국장에 때아닌 구름 인파가 몰렸다. 손흥민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선수단이 국내에서 열리는 프리시즌 경기를 치르기 위해 한국땅을 밟은 날이었다. 앞서 한국에서 일정을 소화하던 손흥민이 단짝 공격수 해리 케인 등 동료들을 '깜짝 마중' 나온 장면만큼, 이날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행렬 선두에 모습을 드러낸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이었다.

선수들과 한데 입국한 것도 모자라 이날 토트넘의 엠블럼이 진하게 박힌 폴로 티셔츠 차림의 레비가 선수단과 함께 태극기를 펼쳐놓고 사진을 찍자 그에게 박한 평가를 하던 축구 팬조차 '친근하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평소 선수 영입 시기마다 큰돈을 쓰지 않아 속칭 '짠돌이'라는 말을 듣곤 했던 그였다. 선수 투자에 미온적인 구단주가 전면에 나서지 않아 '실질적 구단주' 역할까지 겸하는 레비로선 억울한 면도 있겠지만, 적어도 국내 토트넘 팬들의 눈도장을 찍기엔 더할 나위 없는 행보였다.

토트넘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스페인의 세비야와 프리시즌 2차전을 가진 지난 16일 경기 시작 전, 한 '구단주'의 이름이 경기장을 찾은 내빈 가운데 호명됐다. 이재준 수원시장 겸 수원FC 구단주였다. 수원FC가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상위권 도약을 위해 강원FC와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치르는 그 시각이었다.

이 시장이 구단주로서 수원FC 경기를 현장에서 꼭 챙기란 법은 물론 없다. 지난 10일 수원FC가 서울FC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둘 때, 이 시장은 첫 '직관'으로 그 기쁨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자식 같은 선수들이 주요 경기를 치르는 와중에 차로 10분 거리인 다른 경기장에만 모습을 보인 건 이해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수원FC는 수원 시민들의 염원으로 탄생한 시민구단 아닌가.

공교롭게도 구단주가 자리를 비운 이날, 수원은 강원에 역전패했다. 임기 내 이 시장은 팀의 구단주로서 숱한 경기를 남겨뒀다. 이 시장이 지겹도록 경기장을 찾아 이를 시정홍보의 마중물로 삼은들 어떤가. '수원FC 구단주'다운 모습을 기대한다.

/조수현 문화체육레저팀 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