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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상 사회교육부장
"예약 선점? 어쩐지 부킹이 안되네."

골프는 이제 대중화됐다. 예전처럼 부유의 상징물도 아니다. 있는 집에서만 즐긴다는 것도 이젠 옛말이다. 지상파 방송에서는 연예인과 함께하는 골프 전문 프로그램도 쉽게 볼 수 있다. 라운딩 중 웃고 즐기는 모습 그대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가 됐다. 특히 젊은 층의 인기는 더하다. 알록달록 한눈에 봐도 튀는 골프복을 입고 멋진 폼을 자랑하며 샷을 하는 모습 또한 볼만하다. 그만큼 골프는 이미 대중화됐다는 의미다.

골프가 대중화하면서 이를 즐길 수 있는 기회와 비용이 만만치 않다. 골프 인구수는 늘어나는데 비해 골프장 예약, 이른바 '부킹'이 어렵다.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상당히 심했을 때야 해외 골프가 막히면서 골프장으로 몰려 그렇다치지만 거리두기가 거의 없어진 지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회원제 골프장은 물론, 대중제 골프장도 부킹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가격도 만만치가 않다. 지난 3~4년 전보다 이용료가 두 배 이상 오른 곳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제는 골프이용객들이 골프장 측으로부터 고객 대접 받기도 힘들다. 어차피 부킹이 어려우니 골프장 측이 원하는대로 하라고 한다. 예전 같으면 비가 쏟아지거나 낙뢰라도 있는 날에는 라운딩을 종료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전처럼 고객 서비스가 좋은 골프장은 찾아보기 힘들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18홀을 다 마쳐야 한다. 라운딩을 그만둔다고 해도 모든 금액을 다 지불해야 하는 조건이다. 어이가 없지만 따를 수밖에…. 


예전처럼 고객서비스 좋은 곳 찾기 힘들어
부킹전쟁서 시작된 '고객 대접 뒷전' 사건


이 모든 상황은 부킹전쟁에서부터 출발한다. 부킹권을 갖고 있는 골프장이 '갑'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 고객인 플레이어는 그 비싼 금액을 지불하면서도 대접은 '뒷전'이다. 이를 반영한 사건이 결국 터졌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한 골프장 부킹 사건이다. 해당경찰서는 A골프장의 전임 대표와 직원들이 관할 시의원과 전·현직 경찰관 등에게 예약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골프장 전임 대표와 직원 등을 조사하고 있다. 자신이 속한 직위를 이용해서 남들보다 혜택을 받았다면 분명 문제다. 당연히 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할 부분이다. 골프장 측이 이들에게 부킹 편의를 제공했다는 결론으로 가정했을 때 해석은 다양하게 도출될 수 있다. 하루 평일 이용료가 20만원이 넘는 골프장을 경찰관들이 직접 이용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지인 등 누군가에게 부탁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고급 골프장은 가고 싶은데 부킹은 힘들고, 결국 힘이 있는 기관 누군가에게 요청을 했고 또다시 골프장 측에 부킹을 요구했을 가능성이다. 이는 관련 골프장 또는 지역기관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골프장이 위치한 지역 내 기관 대부분이 같은 상황일 수 있다. 부킹은 하고 싶은데 제때 부킹은 어렵고, 골프장 측은 직접적으로 연결이 안되고, 돌고 돌아 연결되는 곳이 지역기관이기에 가능했을 터다. 그만큼 골프장의 '부킹전쟁'이 모든 문제의 시작이자 끝이다.

특정인들에 예약 편의제공 혐의 경찰 조사
권익위, 민원 급증 관련기관 규정 마련 권고


이런 상황을 반영,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대중 골프장 예약 선점 등 불공정 관행과 관련한 민원이 급증하자 관련 기관 등에 규정 마련을 권고하기도 했다. 국민신문고 민원분석 결과, 최근 3년간 골프장 예약 관련 민원이 가파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대중골프장에서 누군가 예약권을 선점, 예약 시작 시간에 이미 예약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회원제 골프장에서 회원권의 우선 예약권을 보장하지 않고, 요금을 비회원 위주로 예약한 것도 문제로 봤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정 예약 후 재판매 등도 있었다. 대중제골프장 인터넷 부킹이 시작되자마자 예약이 마감되거나, 회원제골프장에 회원은 없고 일반회원들로 가득했던 부분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골프장은 물론, 이용자도 '갑'과 '을'이 없는 진정한 대중화가 되길 기대해 본다.

/조영상 사회교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