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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광교신청사 앞에서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 관계자들이 준공영제 공약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와 달리 일반시내버스는 민영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번 도지사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준공영제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현재까지 이행된 바 없다. 2022.7.2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경기도에 무슨 일이 그렇게 많길래 서민의 발인 대중교통 사안이 정책과제 120개에도 못 들어갔는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근거를 좀 설명해달라."

경기도가 뒤늦게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입장을 선회한 가운데, 버스노조가 준공영제 확대 시행 공약 이행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시·군과의 협조, 재정확보 등 추진을 위한 장벽들이 만만치 않아 도가 이를 풀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도 나온다.

뒤늦게 '검토' 밝혔지만, '약속' 지켜야 목소리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조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 지부대표자 등 50여 명은 21일 오전 경기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동연 지사는 '버스 준공영제 확대 시행' 공약 이행을 약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에 따르면 경기도 전체 노선버스 중 약 80%에 달하는 1만여대의 일반시내외버스는 준공영제로 전환되지 못한 상태다. 준공영제인 공공버스는 1일 2교대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일반 시내외버스들은 17~18시간에 달하는 장시간운전과 저임금에 시달린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정책과제 미포함에 최고 투쟁 예고
道 뒤늦은 해명에 수위 낮춰 대응

 

이날 노조는 "운수종사자의 노동조건이 나아지지 않으면 더 나은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준공영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민선 8기 경기도 120대 정책과제에 포함되지 않자 노조는 총파업 등 최고 수위의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경기도 버스정책과가 뒤늦게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실무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노조도 공약 이행을 촉구한다며 투쟁 수위를 낮췄다.

이순창 경기도중부지역버스노조 위원장은 "김동연 지사가 후보 시절 경기도민의 발인 버스가 멈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며 "그 말을 믿고 파업을 유보했는데, 과제에서 제외됐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말했다.

추진 위해선 재정 확보와 시·군 협의 등 풀어야 할 과제 산더미

버스노조 시위 (12)
21일 오전 수원 영통구 경기도청 광교신청사 앞에서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원 관계자들이 준공영제 공약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2.7.2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인수위 120대 정책과제에 제외된 가장 큰 이유는 시·군과의 협의 문제로 알려졌다. 시내버스에 대한 실질적 노선 권한을 가진 시·군이 준공영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가 중재해야 하는데, 시·군이 짊어지는 예산부담이 커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시내·마을버스 준공영제를 도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파주시는 2020년 기준 33개 노선의 99대를 운영하기 위해 한 해 동안 64억원을 투입했다. 이러한 재정부담 때문에 성남, 남양주, 이천, 용인, 화성 등 5개 시군만이 준공영제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자체, 예산 부담 커 참여 부정적
최소 1천억 필요… 업체 공감대 과제
적자노선 보전, 시내버스 차고지 확대 등 도의 예산 지원이 절실하지만, 최소 1천억원 이상의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돼 추진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비 지원도 건의해야 예산을 간신히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 반면 경인일보가 입수한 '국민의힘-경기도 예산정책 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시내버스 준공영제 관련 예산은 미포함됐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시·군과 협의뿐 아니라 운수업체와도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문제다.

도에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규모와 예산, 시행시기를 중점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공청회와 회의 등 여러 방식으로 의견 청취하는 단계가 필요하고, 관련해 노조와 협의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건·이자현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