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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저온저장고에 재고쌀이 가득 쌓여 있다. 2022.7.20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이른 지역은 다음 달부터 햅쌀 수확에 들어간다. 하지만 지난해 생산된 쌀의 재고가 여전해(7월14일자 12면=작년 재고도 있는데… 다음달부터 '햅쌀 수확') 정부가 3차 시장 격리를 진행했음에도 문제해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햅쌀을 수확해도 들일 공간이 없어 '수매를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마저 커지고 있지만, 농민들 사이에선 비료가격 등 생산 비용이 올라 '수매가를 올려야 한다'는 볼멘 소리도 나와 현 상황을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18일 정부는 지난해 생산된 쌀 10만t을 추가로 시장 격리 조치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입찰을 진행했다. 시장 격리는 각 시·도 농협과 일반 농가들에 일정 물량을 배정한 후 정부가 사들이는 방식인데 농협에 대해선 9만t, 일반 농가에 대해선 1만t을 각각 배정했다. 농협 분 9만t 중 경기도(인천 포함)가 배정받은 물량은 전체 6%인 6천34t이다.

일반 농가들이 보유하고 있던 물량을 포함, 이번 입찰에서 경기지역 쌀은 8천t가량 매입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매입분은 지금의 재고 문제를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양이라는 게 각 지역농협들 설명이다. 아직 경기도 각 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지난해 쌀 재고량만 8만t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도 각 농협 재고 8만t 이상인데
정부, 전국서 10만t만 추가로 사들여
농민들, 가격 하락폭 더 커질까 걱정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선 농가가 햅쌀을 수확한다고 해도, 각 지역농협·미곡종합처리장(RPC)이 이를 수매해 보관할 공간조차 없는 실정이다.

경기도내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이번이 지난해 쌀에 대한 정부의 마지막 시장 격리인데 경기도에는 너무 적게 배정됐다. 이의를 제기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대부분의 지역농협들이 재고 소진 효과를 거의 못봤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안 그래도 하락세인 쌀 가격이 3차 시장 격리를 거치면서 더욱 내려갈 것으로 보이는 점 역시 지역농협들의 우려점 중 하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쌀 20㎏ 기준 산지 가격은 4만4천415원. 1년 전 같은 날(5만5천850원) 대비 25%가 하락한 것으로, 이 같은 쌀값 하락폭은 45년 만에 최대다.

지난해 각 지역농협·RPC가 농가로부터 쌀을 사들였을 때보다 가격이 하락해 저마다 적자 상황이 심각한 가운데 경기도는 다른 시·도보다 쌀 수매가가 비싸 사정이 더욱 좋지 않다.

또다른 도내 지역농협 관계자는 "생산비용 상승을 감안해 오히려 수매가를 올려야 한다는 농가도 있다. 그런데 지금 어느 곳이나 창고에 지난해 쌀 재고가 가득해 햅쌀을 들일 공간이 없다. 사실 수매 자체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고 난감하다.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