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응답자 과반이 '윤석열 정부보다 문재인 정부가 낫다'고 응답한 여론조사가 나왔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9~20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천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낫다'는 응답은 57.8%로 '윤석열 정부가 낫다'는 응답 32.8%보다 25%포인트나 높았다.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도 30%를 겨우 넘겼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4.8%). 이 조사뿐만이 아니라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국정 지지도가 30% 초반에 머물렀다. 지난 정권들의 같은 시기 지지도에 비하면 낮은 지지율이다.

임기 초반에 30%대를 겨우 유지할 정도의 지지율로는 국정 동력을 얻기가 힘들다. 게다가 비록 0.73%포인트 차이로 선거에 승리했다 하더라도 지난 정부보다도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은 윤 정부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광우병 사태로 10%대로 지지율이 추락하다가 정권 출범 100여일 만에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서 청와대 참모들을 대거 교체했던 이명박 정부 때를 연상시킬 정도다.

물가와 금리의 가파른 상승과 고환율 등으로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구조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언제 20%대로 지지율이 추락할지 모르는 상황을 정권 차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국회 원 구성이 늦어진 원인이 있겠지만 인사청문회가 생략된 장관급 인사 4명의 임명, 대통령실 직원의 사적채용논란과 여당 원내대표의 적절치 못한 발언, 도어스테핑에서의 윤 대통령의 신중하지 못한 표현들이 겹치면서 지지율의 하락 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여권 내부 권력 핵심들간의 불화와 갈등도 정권의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 지난 정권과의 과도한 불화도 지지율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과 탈북 어민 북송사건 등의 진실은 밝혀져야 하겠지만 대북 이슈에도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등의 존재감도 보이지 않고, 책임총리라는 한덕수 총리의 역할도 찾기 어렵다. 임기 초반부터 여권 전체의 컨트롤 타워가 작동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지지율은 반등할 수 있겠지만 이는 국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진 인식의 제거가 전제될 때 가능하다. 보수층과 중도층마저 이반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심각하게 들여다보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국정 운영 스타일 전반을 점검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