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자신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실세 장관 2명으로부터 나란히 업무보고를 받았다.
충암고와 서울 법대 후배로 장관 중 가장 인연이 깊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검찰 직계 후배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그들이다. 윤 대통령이 제안한 '스타장관' 발언이 나오고 내각에 힘을 실어 준 다음이어서 이들의 역할과 행보에도 관심이 쏠렸다.
특히 이날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에 대한 국무회의가 통과된 날이어서 이 장관의 발언 하나하나가 이목을 끌었다.
한 "부정부패 엄정대응 등 보고"
尹 "기업활동 위축 형벌 개선" 지시
이 "경찰 인사 형평성 맞추겠다"
이날 두 장관에 대한 업무보고도 부처 관계자 없이 장관의 단독 보고로 진행했다.
한 장관은 오전 10시부터 약 1시간10분 동안 진행됐으며, 이 장관의 보고는 오후 3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한·이 두 장관은 보고 후 기자 브리핑실로 내려와 이날 보고한 내용을 설명하면서 기자들의 질의응답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한 장관은 '미래 번영을 이끄는 일류 법치', '인권을 보호하는 따뜻한 법무행정', '부정부패에 대한 엄정한 대응', '형사사법 개혁을 통한 공정한 법 집행',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 구현' 등 5대 핵심 과제를 선정해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형벌 규정을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법무행정의 최우선을 경제를 살리는 정책에 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보고 후 가진 브리핑에서 한 장관은 8·15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해 보고는 없었다고 전했다. 한 장관은 "사면은 보고 대상은 아니고,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말을 아꼈다.
오후에 열린 이 장관의 업무보고는 경찰국 신설에 대한 당부가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신설된 경찰국에서 인사와 경제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기를 바란다"면서 "이와 관련해서 경찰 업무에 관해 장관과 경찰 지휘부가 원활히 소통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전했다.
순경 출신 경찰 공무원의 인사 불공정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윤 대통령은 "경찰 전체에서 순경 입직자가 96.3%인 데 비해 경무관 이상에서는 순경 출신이 2.3%에 불과하다"며 "이 같은 인사 불공정을 해소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이 장관도 보고에서 경찰 인사의 형평성을 맞추겠다고 강조하고, 국가공무원 정원 동결, 정부위원회 200개 이상·지자체 위원회 3천 개 이상을 정비하겠다고 공언해 실제 장관의 역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