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슷한 때 내가 다니던 대학 역시 학사구조개편으로 내홍을 겪었다. 다른 목표를 가진 과들을 하나로 만들겠다고 학생들에게 일방통보하는가 하면, 3년 된 학과를 없앤다는 사실을 메신저로 알렸다. 학생들은 집회와 릴레이 단식을 진행하고 대규모 학생총회를 여는 등 크게 반발했지만 결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당시 만났던 총학생회장은 '무력감'을 토로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현실의 벽이 있었어요. 우리가 옳은 말을 하더라도 학생들에게는 결정권이 없어요. 결정권은 결국 본부와 총장님에게 있기 때문에 그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그 어떤 것도 이뤄낼 수 없었죠."
대학 구조조정·통폐합 때마다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 일방적 결정에 반발한 학생들은 거리로 나선다. 메신저를 통해 통폐합 사실을 전하거나 모든 게 결정된 뒤 간담회를 여는 대학의 소통 방식도 비슷하다. 학생들이 총장추천위원회 등 학교의 중대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는 해외 대학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 대학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알지만 형식적인 소통 역시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아쉽기만 하다.
지난 27일 수원대와의 통합을 반대하며 도청 앞에 선 수원과학대 학생들을 보니 2016년 여름이 스쳐 지나갔다. 당시 내가 제작했던 다큐멘터리의 이름은 '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다.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주인으로서 학생이 인정받길 바라는 마음에 던진 물음이었지만 대학은 아직 답을 찾지 못한 것 같다.
/이자현 사회교육부 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