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부지사, 술잔 투척 없었다" 민주당 증언에 국힘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남종섭 경기도의회 민주당 대표가 소주잔 투척 논란과 관련해 당시 상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김용진 경기도 경제부지사 '소주잔 투척 논란'(7월 28일 1면 보도=경기도정 뒤흔든 '경제부지사의 술자리')의 당사자이면서 유일한 현장 목격자인 남종섭(용인3)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이 김 부지사의 '의회 경시'를 비판하면서도 사퇴할 일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주장과 달리 소주잔을 직접 던지는 일은 없었으며, 김 부지사가 자신과의 언쟁 도중 감정이 격해져 들고 있던 숟가락을 내리치듯 세게 놓으면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상황을 재정리 했다.

남종섭 민주당 대표의원 "숟가락 세게 놓으며 발생한 사건"
국힘 강력 규탄에 진실공방 양상… 용인동부署, 수사 착수

하지만 국민의힘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라"며 즉각 반박하고 나서, 이 문제가 '진실공방'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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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주잔 투척 없었다.

남 대표는 29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 주장과 달리 김 부지사가 소주잔을 곽미숙(고양6) 국민의힘 대표의원에게 직접 던지는 일은 없었고, 김 부지사가 자신과의 언쟁 도중 감정이 격해저 들고 있던 숟가락을 내리치듯 세게 내려놓으며 발생한 사건이라고 상황을 재정리했다.

그러면서 김 부지사에게 사퇴를 요구하거나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김 부지사를 파면하고 직접 사과하는 등의 책임을 묻는 국민의힘의 요구는 정략적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남 대표는 "김 부지사를 파면하라고 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김 지사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의회 경시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입장 표명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번 논란이 원 구성 협상에 악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부지사의 취임 전날인 지난 27일 저녁, 김 부지사와 남 대표 및 곽 대표는 도와 도의회 간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 저녁 식사를 가졌다. 민생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도 1차 추경안의 신속한 처리와 원 구성을 위해 도 집행부의 대표격인 김 부지사와 도의회 양당 대표가 만난 첫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김 부지사와 양당 대표는 원 구성 협상 등 갈등의 원인을 두고 약 2시간 동안 격론이 벌이다 험악한 분위기를 맞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 대표가 고성을 내며 휴대전화로 식탁을 내리쳤고, 이에 반발한 김 부지사가 내던진 술잔이 맞은편에 앉은 곽 대표 쪽으로 향했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김 부지사는 술잔을 던지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경인일보와의 전화에서 "'해선 안 된 일'이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술잔을 던진 것이 아니라 화가 나서 들고 있던 숟가락을 세게 내려놓다 술잔에 맞았고 술잔이 곽 대표가 앉은 방향으로 튀어 나간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면서 "곽 대표에게 너무 죄송한 마음이다. 책임질 일은 책임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교섭단체 대표의원실에 '폭력부지사 김용진을 즉각 파면하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2022.7.29 /손성배기자 [e-mail]

■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이에 대해 지미연(용인6) 도의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진실은 밝혀진다"며 "곽 대표는 분명히 김 부지사가 들고 있던 소주잔을 집어 던진 것으로 기억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 부지사에게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도 왜 숟가락을 던졌다고 사실을 왜곡하느냐"며 "피감기관의 공무원이 도민의 대표와 함께 한 자리에서 뭘 던졌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책상을 내리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도의회 교섭단체 대표의원실 앞에 '폭력부지사 김용진을 즉각 파면하라'는 현수막을 내걸며 김 부지사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국민의힘 중앙당도 이날 허은아 수석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김 부지사가 던진 술잔은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일 뿐 아니라 명백한 경기도정에 대한 협치 파괴 행위"라며 "김동연 지사가 당선 직후부터 강조한 도정 협치 운운이 정치적 쇼가 아니라면 '술잔 폭력' 경제부지사를 즉각 파면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용인동부경찰서 전경. /용인동부경찰서 제공

■ 진실은 수사로?

용인동부경찰서는 29일 이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으로부터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곽 대표 앞에 놓여 있던 접시가 깨지며 파편이 튀기도 했으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 다만 곽 대표는 심리적 불안을 호소하며 곽 대표는 현재 자택 근처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곽 대표는 전날 특수폭행과 특수협박 혐의로 김 부지사를 경기남부경찰청에 고소했다. 경찰은 고소인 조사를 시작으로 현장 CC(폐쇄회로)TV 영상 등 관련 증거를 수집해 조사할 방침이다.

양측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는 만큼, 경찰의 수사 결과가 진실공방을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술잔을 직접 던진 것과 숟가락을 내리쳐 술잔이 튄 것은 고의성 여부를 가늠 짓는 데 있어, 큰 차이가 있다는 게 법조계 의견이다.

/공지영·손성배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