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아마존닷컴에 김치시즈닝이 칠리파우더 부문 1위에 올랐다. 수많은 제품 속에서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 인기 상품으로 꼽힌 것이다. 김치시즈닝뿐만 아니라, 마스크팩 등 해외에서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과 제품을 가지고 있어도 쉽지 않았던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어떻게 가능했을까.작은 대한민국이라 불리는 경기도에는 작지만 강한, 수많은 '강소기업'이 있다. 이들은 기술력과 혁신을 경쟁력으로 대한민국 경제는 물론, 세계 시장을 누비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매년 선정하는 글로벌 강소기업 중 경기도 중소기업을 찾아 우리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설계해 본다. → 편집자 주
2017년 설립된 (주)비욘드어스(대표·조현재)는 김치시즈닝을 비롯해 우수한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 온라인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유통회사다. 조 대표는 2009년 미국 아마존을 접하면서 온라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고 2011년 본격적으로 국내 중소기업 제품의 해외 유통을 시작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품질은 우수하지만, 가격·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에 비욘드어스는 중소기업 여러 곳에서 생산한 제품을 모아 규모의 경제를 이뤄낸 '다품종 소량상품 유통'이라는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공급망관리, 사전분류 네트워크 구축
운영대행·상품매입 맞춤모델 강점
中企 100여곳, 700억이상 매출 거둬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시장 반응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제품을 대량생산해 해외에 유통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하지만 다품종 소량상품 유통 전략을 활용하면, 제품을 소량만 생산하더라도 해외시장에 선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문턱이 낮아진 셈이다.
여기에 더해, 비욘드어스는 다품종 소량상품 유통 전략에 맞는 SCM(공급망관리) 구조도 마련했다. 다양한 제품을 다루면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제품의 특성을 미리 파악해 해당 제품은 항공 운송에 적합한지, 통관 상 주의할 점은 없는지 등을 사전에 분류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다.
운영대행과 상품 매입이라는 회사별 맞춤 모델도 비욘드어스의 강점이다.
운영대행 모델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지 파악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비욘드어스가 직접 중간 다리 역할을 대신해주는 것이다. 마케팅, 물류, 디자인 등 전문화된 역량을 제공해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을 해결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상품매입 모델은 비욘드어스가 직접 중소기업 제품을 매입해 해외에 판매하는 협력 모델로, 효율적인 재고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와 같은 협력모델 확립으로 현재까지 100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했고 7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글로벌 무역맨을 꿈꾸며 온라인 해외 유통시장에 뛰어든 조 대표는 "온라인 유통시장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지금보다 더 확장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중소기업 제품이 글로벌 브랜드와 견줄 수 있을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교두보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