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조기 발견과 수술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췌장은 위의 뒤에 위치하면서 십이지장과 연결된 약 15㎝ 길이의 가늘고 긴 장기다. 췌장에 이상이 생기면 소화 효소 배출이 저하되고, 영양소를 흡수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체중이 급격히 감소한다.
췌장암은 췌장에 생긴 암세포로 이뤄진 조직 덩어리를 말한다. 췌장은 몸 한가운데에 위·대장과 같은 각종 소화기관과 장기들에 둘러싸여 있어 일반적인 복부초음파로 암 발생을 감별하기가 어렵다.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고, 췌장의 예비 기능이 충분해 암을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어렵다.
50세 이상의 연령에서 급격한 체중 감소가 있거나 원인을 잘 모르는 등과 복부 위쪽 통증이 있을 때, 소화관 검사로 설명할 수 없는 소화불량이나 지방변이 있을 때, 갑자기 당뇨가 발생했을 때는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한다.
각종 소화기관 둘러싸여 초음파로 감별 어려워
수술 가능 20%… 체중감소·원인불명 복부통증 의심
최근엔 면역치료 도입… 3~4기 환자도 완치 희망
췌장암 수술이 어려운 이유는 특히 췌장 주변에 간문맥(장과 간 사이의 혈관), 상장간동맥(복대동맥의 가지) 등 몸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혈관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는데, 암 조직이 이 혈관들을 이미 침범해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췌장암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 방법으로는 수술을 통한 완전한 절제가 유일한데, 췌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 중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비율은 20%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3차원적 영상을 통해 정교하게 수술하는 로봇수술 기술이 크게 향상됐다. 또 췌장암의 항암제는 젬시타빈을 기반으로 하는 치료가 전부였는데, 폴피리녹스가 임상에 적용되면서 췌장암 3~4기 환자도 완치를 기대하며 치료할 수 있는 옵션이 생겼다고 한다.
항암제에 대한 내성이 생겨 치료 효과가 없는 환자에게 면역치료를 도입해 약제를 병용하며 여명을 연장시켰다는 의학계의 보고도 있다. 이에 따라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박진석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암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어떤 음식을 피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며 "일단 암과 싸우기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섭취가 중요하다. 양질의 단백질 등 영양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췌장암 수술을 받았다면 없던 당뇨가 생기거나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는 데, 의사들이 처방한 약을 복용하거나 인슐린 주사를 맞으면서 혈당을 조절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