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예한 갈등으로 눈도 마주치지 않던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드디어 화해의 '맞손'을 잡았다. 지난달 13일 밥만 먹은 성과 없는 오찬 후 무려 22일 만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도의회 여야 대표단은 4일 오후 2시 도청과 도의회 공용 공간인 청사 1층 카페에서 만나 약 10분간 차담회를 가졌다.
이날 차담회는 김 지사가 직접 양당 대표의원에게 제안해 극적으로 성사됐다. 남종섭(용인3) 도의회 민주당 대표의원, 곽미숙(고양6) 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등 여·야 대표단을 비롯해 오병권 도 행정1부지사와 류인권 도 기획조정실장, 이계삼 도의회 사무처장 등이 배석했다.
金 제안, 도의회 청사 카페서 차담회
원구성 임시회 감사·1차 추경 요청
김 지사는 오는 9일 도의회 원 구성을 위한 임시회 개회 합의에 감사를 표하며 민생 회복을 위한 도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신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김 지사는 "양당 의원들이 대승적으로 원 구성에 합의하고 추경안을 포함한 민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큰 결단을 내렸다. 도의회와 양당 대표에게 송구한 마음이 있었는데, 대승적 결정을 해줘서 감사하다"며 "도의회가 정상화하면 도 집행부도 도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도의회도 화답했다. 곽 대표는 "김 지사가 함께 논의하는 사람들로 (도의회를) 인정해 주셨으니 우리도 더 잘하겠다"며 "김 지사, 남 대표와 함께 도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답했다.
남 대표도 "도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도정 파트너가 모두 정해졌으니 (도의회가) 열심히 해서 도민에게 힘이 되는 의회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이후 이어진 비공개 대화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각자 음료를 앞에 두고 과거 인연 등을 언급했는데 연신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남종섭·곽미숙 대표 연신 웃음 화답
화해무드에 정무수석 인선 속도낼듯
김 지사와 지미연(용인6)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악수하고 인사하자 조성환(파주2) 민주당 총괄수석부대표가 "(국민의힘이) 공격하면, 저희가 수비할게요"라는 말을 건네며 웃기도 했다.
대화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김 지사는 "도의회와 여러 산적한 도정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추경안을 빨리 심의, 통과시키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여야정 협의체에 직접 참여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오늘 만난 것이 시작 아니겠느냐"며 "구체적인 방안을 충분히 검토해보겠다"고 설명했다.
도와 도의회 사이의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정무수석' 인선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갈등 국면이 해소되며 분위기 반전이 이뤄진 만큼 도의회 양당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을 신속히 정무수석에 임명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앞서 김 지사도 정무수석, 대변인 등 정무라인 정비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전날(3일) 대변인, 감사관 공모를 냈다. 관계부처와 협의가 마무리되면 조만간 정무수석 인선도 이뤄질 예정이다.
/손성배·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