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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전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8일 오후 우산을 쓴 시민들이 수원시내에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2022.8.8/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음식값이 1만2천원인데 배달료가 6천원이면 누가 먹어요
"폭우가 예고된 이번 주는 배달앱을 꺼놓고 매장 주문만 받을 겁니다. 비가 많이 오면 배달비도 비싸져 배달을 하면 오히려 손해에요."

시간당 50㎜의 폭우가 쏟아진 8일 오후 수원의 한 식당가 골목. 평소라면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많이 찾는 곳이지만 이날만큼은 빗소리만 고요하게 울려 퍼졌다. 식당 안에서도 미리 예약한 손님들만 눈에 띌 뿐 대체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물폭탄이 쏟아지자 식당을 찾는 손님도, 배달 주문도 사라진 것이다.
중부지방 최대 500㎜ 폭우 예보
기사 수 줄고 배달수수료 올라
배달이 매출 절반인데 손해 우려
이번 주부터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방에 최대 500㎜ 폭우가 예보되자 매출 급감을 걱정하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지난 7월 한달간 계속됐던 1차 장마기간 이미 한차례 '배달 대란'을 겪은 자영업자들은 배달주문을 아예 포기하는 모습이다.

8일 기상청 예보를 보면 이날부터 9일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대 3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0일과 11일에도 강수가 예보돼 이번 주에 내릴 강수량만 500㎜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폭우가 내릴 경우 배달기사의 숫자가 줄어들고, 외출을 꺼려하는 특성상 음식 배달의 비중이 높아진다. 하지만 이 경우 단건 배달 수수료가 크게 올라 배달시간은 물론 배달비도 덩달아 높아지게 된다.

실제로 배달대행업체의 경우, 기본요금 이외에 심야·우천·폭우시 할증이 붙어 배달료가 높아진다. 이로인해 최근에는 폭우가 내릴 경우 배달주문 자체를 안하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있다. 자영업자 A씨는 "이번 주까지 많은 비가 예보돼 배달주문은 이미 막아놨고, 가게 문도 일찍 닫을 생각"이라며 "음식값이 1만2천원인데 배달료가 6천원이면 누가 사먹겠나. 배달 주문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면 매출도 반토막이 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이번 장마는 11일까지 수도권에 많은 비를 뿌린 뒤 소강상태에 들며 14일까지 간헐적으로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