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국민의힘이 9일 윤석열 정부 출범 92일 만에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비대위 전환을 위한 절차를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우선 오전 9시부터 국회에서 제3차 전국위원회를 열고 당대표 직무대행이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전국위가 총 3차례에 걸쳐 당원들을 상대로 ARS 투표를 진행한 결과, 위원 정수 총 707명 중 509명이 투표에 참여하고 의결정족수 과반이 넘는 457명이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개정안이 가결 처리됐다. 반대는 52표에 불과했다.
제3차 전국위 열고 개정안 의결
주호영, 비대위원장 요청 '수락'
이어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5선 중진인 주호영 의원에게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하고, 주 의원이 "당의 어려운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도록 당과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수락하면서 '비대위 전환'이 급물살을 탔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오후 2시 화상 의원총회를 열고 주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을 추인했다. 당 소속 의원 115명 중 73명이 참석한 가운데 18분 만에 만장일치로 주 의원의 비대위원장 임명에 뜻을 모았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의총에서 주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하는 데 있어서 의원들의 반대 의견이 한 분도 없이 모두 100% 찬성한 상태에서 추천 공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은 오후 3시30분 재차 전국위를 열어 '비대위원장 임명안'을 상정했고, ARS 투표에서 주 위원장 임명안이 가결되면서 비대위 출범을 확정지었다.
주 위원장은 조속히 비대위원을 임명해 비대위를 공식 출범하겠다는 입장이다. 최대 14명을 임명할 수 있는 비대위원에는 당 안팎 인사가 고루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의총서 임명 안건추인 만장일치
이준석 '자동해임' 법정대응 예고
국민의힘은 이번 비대위 전환으로 새 출발을 알리게 됐지만, 당장 풀어내야 할 현안도 만만치 않다.
비대위는 우선 극심한 당 내홍을 수습하고, 정부 출범 이후 연일 추락하고 있는 지지율을 반등시켜 국정 동력을 살려내야 하는 책무를 안고 있다.
아울러 비대위 체제에 반대해온 내부 목소리를 다독이는 한편,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안정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임무도 맡게 된다. 특히 '자동해임'된 이준석 대표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한 터라, 출범과 동시에 찾아올 법정 공방도 비대위가 넘어설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