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금고은행 선정이 끝나고 기초자치단체 금고지기를 찾는 절차가 시작된다. 예산 규모가 1조원이 넘는 기초단체를 중심으로 은행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11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르면 이달부터 내달 사이 인천 8개 구는 금융기관으로부터 금고 지정 제안서를 받기 위한 공고 절차를 시작한다.  


예치금 2천억~3천억 '수익 충분'
기초지자체 8곳 내달까지 공고
10월께 심의 진행 금고 결정할 듯


은행들은 서구, 부평구, 남동구 등 예산 규모가 큰 구청 금고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유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인천 기초단체 중 예산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서구로, 치열한 유치전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9년부터 4년간 서구 금고를 운영할 은행 지정 절차를 밟았을 땐 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 3곳이 제안서를 냈다. 서구는 당시 인천 8개 구 중에서 유일하게 인천시 1금고를 맡는 신한은행이 아닌, 하나은행을 금고로 선정해 관심이 집중됐다.

그동안 신한은행이 인천시와 8개 구청 금고 관리를 맡았는데, 하나은행이 서구 금고를 차지하면서 신한은행의 독주 체제에 변화를 줬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4년간 서구 금고를 맡으면서 경험을 쌓았다. 또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주요 계열사와 본사를 모으는 '하나드림타운'을 조성하는 등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서구 금고를 수성할지, 신한은행 등 다른 은행이 금고를 탈환·입성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은행들이 인천시 금고뿐만 아니라 구청 금고 유치전에도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다룰 수 있는 예치금이 웬만한 시 단위 규모와 비교해도 작지 않아서다.

서구는 올해 예산 규모가 1조394억원으로, 인천 지역 기초단체 중 가장 크다. 이어 부평구 1조91억원, 남동구 1조81억원 순이다. 이 정도 예산 규모는 은행이 금고로 선정된 이후 구청에 내야 할 금고 출연금, 은행 점포 설치비, 인건비 등 추가 지출을 따져봤을 때도 수익을 내기에 충분하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 설명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한 해 예산이 1조원을 넘으면 보통 금고은행이 지속해서 운용할 수 있는 예치금 규모가 2천억~3천억원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청 금고 선정 일정은 10월 정도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강화군·옹진군 금고 선정 업무는 구청 금고와 달리 2023년 연말에 시작된다. 현재 강화군·옹진군 금고지기는 NH농협은행이다.

인천 기초단체 관계자는 "예산 규모가 큰 서구, 부평구, 남동구는 여러 은행이 제안서를 내면서 경쟁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1곳만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며 "10월에는 대부분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어 구청 금고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 금고지정심의위원회는 지난 10일 연 14조원 규모의 인천시 예산을 관리할 금고지기로 신한은행(1금고)과 NH농협은행(2금고)을 선정했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이 각각 수성에 성공한 것으로, 이들 은행은 내년 1월부터 2026년 12월까지 4년간 인천시 금고를 관리한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