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인들이 윤석열 정부의 첫 특별사면 대상이 되자, 경제단체들은 환영의사를 밝힌 반면 시민단체들은 "친재벌 정책"이라며 반발했다.
정부는 광복절을 맞아 주요 경제인, 서민생계형 형사범, 노사관계자, 특별배려 수형자 등 1천693명의 특별사면을 결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광복절을 맞아 주요 경제인, 서민생계형 형사범, 노사관계자, 특별배려 수형자 등 1천693명의 특별사면을 결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등이 포함됐다.
이재용, 경영 전면 나서고 투자계획 이행 힘쓸 듯
롯데 신동빈 사면… 국내외 사업 더욱 속도 전망
경제단체들 "기업인으로서 역할·책임 다해줄 것"
시민사회단체들 "경제 정의와 경제 민주화 후퇴"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재용 부회장은 관련 입장을 통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동안 제 부족함 때문에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는 말씀도 함께 드린다"며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 결정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12일 6만원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이번 특별사면을 계기로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 역시 "신동빈 회장과 임직원들은 글로벌 복합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신 회장 사면을 계기로 롯데는 국내외 사업 추진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향후 5년간 37조원 규모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이행하는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단체들은 환영 입장을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강석구 조사본부장 명의의 논평에서 "사면된 경제인들이 경제 위기를 타개하고 국가의 미래 번영을 이어가기 위해 기업인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해 줄 것으로 본다. 경제계는 기업이 국민으로부터 더 신뢰받을 수 있도록 윤리적 가치를 높이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기업인들의 경영 일선에 복귀해 국민 경제에 헌신할 기회를 준 대통령의 특별사면 결정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논평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역시 "이번 사면이 경제위기 극복 및 재도약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반영된 것인 만큼, 경제계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금융정의연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총, 참여연대, 한국노총 등 6개 단체는 공동 성명을 통해 "경제 살리기라는 미명 하에 재벌총수에 대한 특혜가 또다시 자행됐다"고 비판했다. 경제개혁연대도 논평을 통해 "회사에 피해를 준 재벌 총수가 사면·복권을 통해 경영에 복귀하는 게 경영 의사 결정이나 회사의 성장에 어떤 이로움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경제 정의와 경제 민주화가 후퇴하게 됐다"고 유감의 뜻을 표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