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양촌읍 구래리 신도시 끝자락에서 인천 검단동 방면으로 언덕을 넘어 우회전하면 말끔하게 정비된 공장지대가 펼쳐진다. 377만여㎡에 이르는 학운일반산업단지다.
십수 년 전까지 대부분 논밭이었던 이곳에는 말표구두약·양지다이어리 등 누구에게나 익숙한 브랜드를 포함해 1천500여개 기업이 김포의 역동성을 상징하며 불을 밝히고 있다.
학운산단은 '학운1·2·3·4·양촌' 등 5개 구역이 조성됐고 '학운4-1·5·6·7·대포' 등 5개 구역이 준공을 앞두고 있다. 학운리와 맞붙은 대곶면 대벽리 항공산단도 '범 학운산단'으로 분류되고, 최근에는 '학운3-1'이 지구지정을 완료하고 '양촌2' 개발계획이 시에 접수되는 등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추가구역 준공·지정 '학운산단 확장'
시설완비 등 장점 100% 분양행진
공항·고속도 물류교통기반 진화
15일 김포시에 따르면 학운산단은 100% 분양을 이어가고 있다. 도로·전기를 비롯한 기반시설 완비와 세제 혜택 등 산단 입주의 장점도 한몫 하겠지만, '만들어놓으면 들어온다'는 불패 기록은 인천지역 공단에서의 이주가 크게 작용한다는 게 산단 내 기업인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산단 내 기업인들은 남동인더스파크(옛 남동공단)와 부평·주안국가산단 등 인천에서 넘어온 기업이 최소 절반 이상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업인들은 지금도 김포 이주를 희망하는 인천 쪽 기업이 줄을 잇는다고 전언한다. 인천지역 공단은 직원 개인차량은 물론 화물차조차 기동할 공간이 부족할 만큼 포화상태에 시달리고 있다.
일례로 남동인더스파크에 위치한 생산자동화 로봇기업 유일로보틱스는 10여개 협력기업과 함께 김포 이주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코스닥에 상장된 유일로보틱스는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협동·다관절 로봇 분야에서 선두권에 있는 회사로, 김포에 터를 잡는다면 전형적인 앵커기업(분야 선도 및 정착을 위한 거점기업)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일로보틱스 외에도 인천지역 130여개 첨단기업이 김포로 이전할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김포시가 이 같은 분위기를 활용해 산단 활성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제계 한 관계자는 "학운산단 일대는 기존에 인천·김포국제공항 접근성도 좋았지만 근처에 수도권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완전 개통과 계양~강화고속도로 건설도 예정돼 있고, 대벽리 쪽으로 서해 접안시설 확충 여지가 있는 등 물류교통기반 또한 계속 진화할 게 유력하다"며 "유리한 주변 여건으로 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이때 산단 입주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더 강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우량기업을 흡수해 관내 산재한 동종업체들의 집약까지 자연스럽게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