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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재건축 부담금 감면 발표에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는 부담금 부과 자체가 불합리라며, 폐지 혹은 유예가 아니라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 설립총회 모습. 2021.9.9 /김동필 기자phiil@kyeongin.com

수도권 등 72개 주택재건축조합이 꾸린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이하 전재연)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폐지·유예를 주장(4월13일자 12면 보도='조합원 1인당 부담금 최대 5억'…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5년 유예해야")해 온 가운데 이번 8·16대책에서 정부는 감면안을 보완책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전재연은 재건축은 기존 노후화된 택지를 개선하는 '재생사업'의 일부인데, 부담금을 유지하는 건 불합리하다며 폐지·유예를 주장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전재연 측은 16일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정부의 발표가) 재건축부담금의 폐지나 유예가 아닌 감면에 그쳐 실망스럽다"며 "부담금을 부과한다는 것 자체가 불합리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설립한 전재연은 수도권 등 전국 72개 주택재건축조합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개편을 주장하면서 결성한 단체다. 당시 전재연은 "살고 있던 집을 헐어서 이익이 있다고 해서 환수금 내라는 건 옳지 않다"며 "부담금은 우리의 법적 권리마저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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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6일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에서 재건축부담금의 감면안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원이 얻은 이익이 인근 집값 상승분과 비용 등을 제외하고 가구당 평균 3천만원을 넘으면 초과금액의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2006년 도입됐다가 유예된 뒤 2018년 제도가 부활했지만, 과도한 부담금 등으로 논란이 됐다. 실제 수원 영통2구역의 경우 사업 초기 7천8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되던 부담금이 2억9천563만원까지 뛰기도 했다. 수도권은 물론 대구나 창원 등에서도 반발이 잇따르자 제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이뤄진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 발표에서 정부는 현행 부과기준을 현실화하고, 실 거주자에 대한 보완책을 더하기로 했다. 1주택 장기보유자나 고령자 등을 배려하는 방안을 추가한다는 것이다. 또 임대주택 공급과 같이 공익에 기여한 재건축사업장은 감면을 받을 수 있게 한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나친 이익은 환수하되, 사업 자체를 저해하는 수준의 부담금을 적정수준으로 완화할 예정"이라며 "9월 내 세부 감면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9월 발표엔 재건축이익환수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한다.

다만 실제 현장에선 부담금의 유예 또는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 온도차가 있다.

전재연 관계자는 "주택재건축사업은 기존 노후화된 택지의 미관을 개선해 삶의 질을 향상하는 사업으로, 녹지나 그린벨트의 용도를 변경해 진행하는 개발사업과 궤를 달리한다"며 "도시재생사업으로 볼 수 있는 재건축사업에 부담금까지 물리는 건 불합리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대가 늘어나는 이점은 기부채납과 같은 기존 방식으로 충분히 부담 가능하다"며 "대장동처럼 녹지·그린벨트였던 곳을 개발하면 막대한 이익이 발생하는 건 맞지만, 재건축사업은 본질부터 다르다"고 부연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