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적자 상황을 맞닥뜨린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에 악재가 더해졌다. 총 발전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연료·열량단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단가가 높아지면 많이 팔수록 적자가 심해지는 한전의 현 구조가 더 악화된다.

22일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월 LNG 연료단가는 1t당 157만7천여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이 시작됐던 지난 2월로 1t당 150만3천여원이었다. 이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LNG 연료단가는 지난 3월 소폭 내렸다가 4월 1t당 148만3천여원으로 재차 올랐다. 이후 5~7월 100만~110만원대를 유지하다 8월 들어 급등했다. 열량 단가 또한 Gcal(기가칼로리) 당 12만1천여원으로 역대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지난 2월 Gcal 당 11만5천여원으로 신기록을 썼던 LNG 열량단가는 5~7월 8만원 안팎으로 떨어졌지만 다시 치솟았다.

LNG 연료 및 열량 단가가 오른 건 가격 자체가 상승한 데서 기인한다. 기존 수요에, 파이프라인으로 인한 공급 차질로 대체 공급을 찾는 유럽 수요가 더해지면서 가격이 올랐다는 것이다. 국제 LNG 가격 지표인 동북아 천연가스 현물가격지표(JKM)는 지난 18~19일 57.6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5월(21.95달러)과 비교해 2.5배가량 오른 셈이다.

이처럼 LNG 단가가 치솟으면서 한전의 적자 부담 가중이 우려된다. LNG를 사용하는 발전량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엔 대략 13만4천㎿ 정도의 발전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중 LNG 발전설비는 4만1천㎿ 정도로 30% 정도다. 지난 3월 기준 총 발전량(4만9천659GWh) 중 33%인 1만6천658GWh의 에너지원이 가스였다. 이후 계절적 요인으로 6월엔 전체 26%로 비중이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비중이 큰 만큼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한전도 손해를 보게 된다.

정부도 LNG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과 수요를 감안해 올 겨울 필요한 천연가스 물량을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전망하고, 필요물량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현물구매·단기계약·해외지분투자물량도입과 같은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LNG 수급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