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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2019년부터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고령 운전자 면허 자진 반납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반납률은 지난 3년 동안 2%에 머물러 있다. 생계와 이동 문제로 고령 운전자는 면허 자진 반납을 꺼리는 상황이다. 사진은 용인운전면허시험장의 고령운전자 인지능력자가진단 모습. /경인일보DB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면허 자진 반납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이 됐지만, 반납률은 매년 2%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도로 교통시설 개선 등 여러 정책을 함께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기도는 지난 2019년 9월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고령 운전자 면허 자진 반납 사업을 시작했다.

대상자가 지자체에 방문해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면 지역화폐 1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매해 늘어나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를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2019년부터 만 65세 이상 대상 시작
지자체 지역화폐 10만원 지급 방식


현재 반납률은 지난 3년 동안 2%대에 머물러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65세 이상 면허 반납률은 2019년 2.7%, 2020년 2.3%, 2021년 2.3%로 나타났다. 사업 시작 전인 2018년보다 증가한 수치지만 현재는 답보 상태인 셈이다. 생계와 이동 문제로 고령 운전자는 면허 자진 반납을 꺼리는 상황이다.

반면 같은 기간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증가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도내 65세 이상 운전자 사고는 2017년 4천795건에서 지난해 6천883건으로 늘었다.

10여 년 동안 택시 기사로 근무한 박모(80)씨는 "현재 일을 쉬고 있는데 혹시 어떻게 될지 몰라 오늘 면허를 갱신했다. 반납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는 건 맞다. 그런데 무조건 나이로 판단하기보단 능력으로 잘라야 한다. 젊은 사람들도 교통사고 심각하게 내지 않나"고 반문했다.

성남에 거주하는 70대 초반 김모씨는 "나이 먹으면 어디 갈 때 불편하다. 근처에 장이라도 편하게 보러 가려면 면허는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시설이 부족한 양평군은 자진 면허 반납률이 타 지역보다 낮은 편이다. 고령 운전자 면허 자진 반납자는 2019년 110명, 2020년 220명, 2021년 250명으로 한 해 목표치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생계·이동 문제 이유 사실상 꺼려
표지판 글씨 확대 등 시설개선 우선


전문가는 지역화폐 10만원 지급 같은 단발성 사업이 아닌 복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자진 면허 반납제를 활성화하고 고령 운전자가 안전 운행을 할 수 있도록 교통 시설을 갖추자는 것이다.

김병관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나이가 들면 운전하는 데 필요한 신체기능이 떨어져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표지판 글자를 키우는 등 도로 교통시설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고,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고령 운전자가 반납 후에 편히 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연속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 정책을 종합해야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도 관계자는 "현재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자진 반납제 말고도 교차로 개선과 인프라 구축도 같이 진행하고 있다. 현재 내부적으로 반납률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지영·수습 김동한 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