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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필 경제산업부 기자
8월 하순, 적지 않은 직장인들이 휴가 후유증을 호소하곤 한다. 여름 휴가를 다녀온 뒤 자주 졸리고 원인을 알 수 없는 피곤함에 시달리거나, 무기력하게 업무에 집중이 안 된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약 일주일 남짓한 기간을 뻔하고 지루한 돈벌이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삶을 만끽했으니, 휴가 후유증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휴가 후유증을 극복할 방법이야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대개 시간이 흐르면 극복하고 다시 업무로, 일상으로 회귀한다.

이렇듯 일상적인 후유증이 있는가 하면 좀처럼 극복하기 힘든 부정적인 후유증도 있다. 실연의 아픔과 같은 정신적 피해부터 폭행 등 물리적 피해까지 다양하다. 대개 시간이 흘러도 가슴 한구석에 응어리처럼 남아 때때로 괴롭히곤 하는 그런 종류의 후유증이다.

'실패에서 배운다'는 말로 대표되는 긍정적인 후유증도 있다.

학창시절 유행했던 오답 노트가 대표적이다. 틀린 문제는 다시 보기 힘들었지만 틀린 문제를 오답 노트로 다시 정리하는 과정에서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되새김할 수 있었다.

때론 부정적인 후유증이 긍정적으로 변하면서 이를 극복하기도 한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불거진 '심심한 사과'가 대표적이다. 한 SNS에서 업체의 '심심한 사과' 표현에 한 네티즌이 '하나도 안 심심하다'라고 불쾌감을 표현한 게 발단이었다. 여기에 '사흘'과 '금일' 등 과거 사례도 공유되면서 문해력 논란이 일기도 했다.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부정적 후유증 중 하나겠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알아간다면 이 또한 긍정적인 일일테다.

'당당치킨'으로 업계가 시끌벅적하다. 마트 기획상품으로 지나칠 수도 있었겠지만, 오픈런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끈 건 지난날 치킨업계의 '3만원' 발언의 후유증으로 볼 수 있다. 불신과 고통이 섞여 혼란한 후유증만 남았지만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기대해 본다.

/김동필 경제산업부 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