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는 경기도민의 최대 숙원 중 하나인 '교통문제'를 해결할 핵심인데 정작 이를 총괄해야 할 경기교통공사는 철도에 대해 이렇다할 역할을 하지 못하고 '개점 휴업' 상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도시철도가 관내에 있는 전국 7개 지방교통공사 중 도시철도를 운영하지 않는 곳은 경기교통공사가 유일하다.
수도권지하철 연장선을 비롯해 경기도내를 오가는 도시철도들은 모두 민간회사나 코레일·서울교통공사 등이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건설될 도내 도시철도의 위탁운영 계획도 미지수인 상태다.
인천·부산 등 전철 관련기관 시작
철도 관련 역할 없이 '개점 휴업'
23일 경기도와 경기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도내를 오가는 도시철도는 용인에버라인, 경강선, 서해선, 김포도시철도, 의정부경전철 등이다. 서울과 인천 등 다른 수도권 지역을 관통하는 도시철도까지 포함하면 16개에 달한다.
하지만 도시철도 중 경기교통공사가 위탁 운영하는 노선은 아직 한 곳도 없다. 모두 민간회사나 인천교통공사, 서울교통공사, 한국철도공사에서 맡고 있다.
대부분 노선들이 2020년 12월 경기교통공사가 출범하기 전에 개통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공사가 출범한 이후 개통한 하남선(5호선 상일동~하남검단산)과 진접선(4호선 당고개~진접)은 물론 앞으로 개통할 별내선(8호선 암사~별내), 7호선 연장구간(도봉산~옥정선) 등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철도 없는' 경기교통공사는 다른 교통공사와 비교하면 명확해진다. 부산교통공사나 인천교통공사 등은 모두 '지하철건설본부'를 전신으로 둔다. 지하철을 만들면서 필요에 따라 지자체가 출자해 해당 기관을 만든 것이다.
이에 반해 경기교통공사는 도내 도시철도 건립 계획과는 별개로 '속사포'로 만들어졌다. 시작점부터 철도에 방점을 뒀던 부산·인천과 달리, 경기교통공사는 철도 관련 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탄생한 것이다.
아직 설립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만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도와 교통공사측 입장이지만, 경기교통공사가 철도 관련 역량을 키우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는 미지수다. 현재까지도 교통공사와 관련, 철도 운영에 대해선 밑그림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공사 내 철도 업무 관련 직원도 3명에 불과하다.
관련 직원 3명뿐… 밑그림도 없어
道 "BRT 버스 문제에 먼저 대응"
경기교통공사의 운영 첫해 성적도 만족스럽진 못한 상황이다. 지난달 발표된 행정안전부의 '2021년 지방공기업 경영 실적 평가'에서 경기교통공사는 가장 낮은 마등급을 받았다. 전국 257개 지방공기업 중 마등급을 받은 곳은 경기교통공사를 비롯해 5곳에 불과하다.
관내 도시철도가 없어 경기교통공사처럼 버스·BRT(간선급행버스체계) 업무에 중점을 두고 있는 세종도시교통공사가 운영 첫해와 이듬해인 2018년과 2019년 각각 나등급을 받았던 점과도 비교된다.
경기도는 교통공사를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직을 만들어 나가는 단계라고 설명한다.
도 관계자는 "철도사업은 각 시·군에서 대부분 업무 권한을 갖고 있어 도 단위 기관이 수탁받는 데 한계가 있다. 철도사업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것도 관건"이라며 "철도사업은 중장기로 추진하되 다소 급한 BRT 기반 수요응답형 버스 문제에 먼저 대응하는 조직을 갖춰가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김동필·신현정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