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23일 '법인카드 유용 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이날 오후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만난 취재진들의 '배씨에게 법인카드 사적 유용을 지시했느냐' '법카 사용을 이재명 의원은 몰랐느냐' '혐의를 부인하는 것이냐' 등 질문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들어갔다. 김씨가 경찰에 출석한 것은 지난 9일 소환 통보를 받은 지 2주 만이다.
당초 김씨 출석 시일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김씨가 오는 28일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경찰에 출석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이를 뒤엎고 이날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법인카드 유용 의혹' 소환 2주만에
28일 이후 예상 깨고 남부청에 모습
사건 관심 높을때 결백 호소 분석도
당권에 도전하는 이 의원이 '확대명' (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등으로 불리는 상황에서 전당 대회 직전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은 때를 노려 결백함을 호소하려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 수사가 편향적이라는 주장을 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 의원 측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씨 출석 사실을 직접 알렸다.
그는 "그동안 김씨는 법인카드 사용을 지시한 적 없고, 법인카드의 부당 사용 사실도 알지 못했다"며 "김씨가 법인카드 사용 여부를 몰랐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 경찰이 소환조사까지 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김씨가 전직 경기도청 5급 배모씨 등을 통해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타인 명의로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았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김씨에 대한 소환조사는 한번이 끝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사건과 얽혀 있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다음 달 9일이면 만료되는 만큼 경찰 입장에서는 그 전에 마무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시은·수습 김동한기자 see@kyeongin.com